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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괜찮아, 병신아!>(2017) - 괜찮아, 너흰 병신이 아니야! ‘보니 앤 클라이드’가 될 거야....

감독
이상문 (Lee sang-moon)
시놉시스
더운 여름날. 준희와 민정은 함께 산다. 돈을 벌지 않고 있는 서로가 못마땅하다. 둘은 싸우고 또 싸우고 화해한다. 그리고 은행을 털기로 마음먹는다.
영화감상
http://bit.ly/2fr8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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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대공황 시기, 전과자와 소외 계층 출신인 두 남녀 클라이드 배로우와 보니 파커가 만나게 되었다. 연인이 된 둘은 힘겨운 대공황 시기 가난한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는 비정한 사회에 반항하듯 권력과 자본주의의 상징인 은행들을 전문적으로 털어 갔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도망쳤지만 결국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폭로 받고 매복한 경찰의 총격 세례에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다. 희대의 악질 은행 강도 커플, 범죄자 커플로 낙인찍히며 끝날 것 같은 이야기는 아서 펜 감독의 유명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비롯해 이 영화를 기반으로 한 연극, 뮤지컬 공연 등으로 이어지고 곧 토니 스콧 감독의 <트루 로맨스>, 올리버 스톤 감독의 <내츄럴 본 킬러>, 그리고 성별을 변환시킨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에서 함께 세상에 저항한 불타는 연인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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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병신아>를 보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준희와 민정은 가난한 동거 커플이다. 돈도 다 나갔고 월세는 밀렸고 오늘도 식사는 라면이다. 현실적인 민정과 달리 준희는 너무 태평하여 결국 연인인 민정에게 병신이라는 욕만 먹는다. 이 일로 다투던 끝에 민정이 집을 나가려던 찰나 준희가 급히 사과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은행을 털자는 제안을 한다. 계속 동네 은행을 관찰하며 체크해온 현금 수송 차량이 오는 요일, 시간, 맞서야 하는 인원을 체크하고, 아이들에게서 물총까지 빼앗아 즉석 최루액 물총을 만드는 등 그럴싸한 은행털이 준비를 해 나간다. 과연 이들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히트>(마이클 만 감독)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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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가난한 두 청년 커플의 일상과 둘의 케미가 벌이는 유머에 집중하며 허덕이는 청년세대와 이들을 돕지 못하는 사회의 일면을 은밀히 꼬집는다. 나와 같은 20, 30대 젊은 세대라면 누구나 걱정하는 재정 문제, 거주 문제, 복지 불가 문제 등을 흔들리는 커플 간의 사랑을 통해 내세우며 공감을 자아내기에 이들의 은행털이를 은밀히 지지하게 만든다. 비록 중간중간에 눈치 없는 남자 준희와 그런 그를 야단치듯 그를 계획의 실험 대상으로 밀어붙이는 이기적인 민정의 에피소드들이 스토리를 늘어지게 하며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이도 이들의 심정을 잘 보여주듯 양념처럼 기본 스토리에 잘 버무렸다. 아마 이런 바보 같은 유머가 없었다면 이들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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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마침 당일 전날 밤부터 자취방에서 쫓겨나면서까지 옆집으로부터 차를 빌리며 드디어 은행강도 계획을 실시한다. 전날 밤부터 준희가 낯부끄러운 행동을 벌이는 것에서 시작해 은행 주변에 주차한 것이 이곳저곳으로부터 차를 빼라는 주문을 받으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시간은 다가왔고, 다시 은행 직원이 차를 대지 말라는 지적을 듣는 참에 수송 차량이 도착한다. 용기를 낸 준희는 드디어 최루액 물총을 쏘고 드디어 돈을 털어 내달린다. 한창 시난 둘의 운명은 하필 차에 연료 채우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절벽에 다다른 신세가 된다.

 

경찰에게 잡힐 상황, 준희는 자신이 병신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고, 민정은 괜찮아, 병신아라며 다독여 준다. 드디어 체포될 일만 남은 상황... 민정은 훔쳐 낸 돈을 뿌리고 그 틈에 준희도 최루액을 마저 뿌리며 경찰의 혼란을 틈타 도망친다. 살아서 감옥에 가는 대신 잔인한 총격 세례를 받기까지를 각오하며 끝까지 반항을 즐기며 도망친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둘도 미래가 어떻든 끝까지 도망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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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이라 불릴 만큼 청년층, 소외 계층에게 복지는 일짤 없는 잔인한 자본주의 한국 사회, 그 사회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착취당한 자유를 찾기 위해 위험한 도전을 선택한 둘의 엉뚱한 유머 섞인 여정을 영화 내 만화경처럼 와이드 렌즈로 시원하게 촬영하면 만화처럼 시원시원 전개한 이 영화는 그야말로 청년 세대를 위한 송가다. 그렇게도 너무 슬프거나 절망적이지 않고 만화같은 분위기의 유머를 섞어 가벼우면서도 절절히 전개한 감독의 재기가 좋다. 그렇게 감독은 소박하고 치밀하지 못하지만, 이 땅에서 만들기 불가능 할 것 같은 한국판 보니 앤 클라이드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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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 엉뚱하지만 재치 있는 준희를 연기해 인상을 준 김준희와 나약한 듯 하지만 강한 모습의 민정을 연기해 매력을 뽐낸 이샘, 이 둘의 연기가 매우 훌륭했다. 개인적으로 이 둘의 팬이 되고 싶은 심정이다^^;)

 

단편영화 감상 http://bit.ly/2fr8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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