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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온도를 위한 타이밍 - 피자의 악몽 Night Time Pizza

감독
이소윤 (Soyoon Lee)
배우
민호 강신하 주리 김지혜
시놉시스
배달 피자집 주인 민호는 손님이 별로 없어 혼자서 피자집을 운영한다. 이런 탓에, 구하라는 알바를 그렇게도 안 구해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삐뚤어진다. 관계 회복을 위해 피자집으로 여자 친구를 초청한 어느 날, 유난히 배달 주문이 밀려들어온다.
영화감상
http://bit.ly/2AgYvIH

맛있는 온도를 위한 타이밍

 

맛있는 음식에는 온도가 중요하다. 죽죽 늘어나는 피자 치즈가 혀 끝에 감기는 황홀한 맛은 오븐 안에서 얻은 적당한 온기가 있어 완성된다.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은 맛 좋은 피자에서 따끈따끈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사랑에도 ‘맛있는 온도’가 있다. 풋풋함을 거쳐 서로가 완벽히 녹아드는 그순간은 얼마나 따스하고 황홀한가. 가장 정점에 치달았을 때의 만족감과 충만함은 어디에도 비견하지 못할 정도다. 이런 깊은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온도에서 완성된 피자나 사랑도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가는 것은 공통된 사실이다. 식어버린 피자의 치즈는 유백색으로 말라버리고, 딱딱하게 굳은 빵테두리는 씹을수록 비참함을 느끼게 한다. 방금 전만해도 황홀했는데, 이제는 쳐다보기만 해도 고통스럽다.

 

이때 중요한 것이 ‘타이밍’이다. 피자의 치즈가 완전히 굳어버리기전에 알콜램프를 밑바닥에 넣어 은은하게 온도를 유지하거나, 전자렌지에라도 살짝 돌려야 한다. 냉장고에 넣고 오랫동안 방치한 피자는 뒤늦게 아무리 데워봐도 맛이 없다.

씨네허브단편영화상영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SNS3분영화제 수상작 ‘피자의 악몽’(감독 이소윤 / 10분 26초) 속 피자가게 주인인 남자에게 여자는 식어가는 피자다. 정성을 다해 만든 맛있는 피자가 식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처럼, 마음이 변해가는 여자친구를 보는 일은 고통 그자체다.

 


 

 

남자는 여자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기 전에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지만,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듯 하다. 그때 피자를 주문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자 배달을 떠난다. 뒤늦게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 오토바이의 방향을 돌리지만, 가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자는 떠나고 없다.

 

남자의 마음 만큼이나 보는 이의 마음도 안타깝게 하는 영화다. 그리고 어쩌면 떠난 여자 친구의 마음도 안타까웠을지 모른다. 여자는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매몰차게 굴었지만 정작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중간 중간 남자의 눈치를 살피며, 강경하게 나왔던 속내는 상황을 종료시킬 어떤 방안을 이제는 남자가 내놓기를 바랐던 것인지모른다. 더 늦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력’이라는 말이 있다. 그 식어감을 은근한 연탄불을 이용해 뭉근하고 깊게 유지할 지, 식은 피자처럼 만들 지는 노력 여하에 달렸다. 이때 남녀 모두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끝없이 불씨를 살펴야 한다. 한 순간 타이밍을 놓친 것 만으로도 완전히 무너져 버릴 수 있는 존재, 그래서 이 영화는 가슴 아프다.





영화감상
http://bit.ly/2AgYv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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