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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행복한다(2015) - 대한민국 하류층 세계의 안티 히어로

감독
이현우 (Hyunwoo Lee)
배우
이재환 이인섭 최태환 박명신 정제우 김우현
시놉시스
아들이 살해 당한 동내에서 4년 째 폐지 수거를 하며 살인자를 찾아 다니는​ 인섭. 장애인 아버지의 빚으로 사채업자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현우. 현우는 우연히 인섭을 도와주게 되면서 자신의 서글픈 인생을 이야기 하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누그러지는 듯 하지만 또 다시 패륜을 일삼는다.돌이킬 수 없는 상황의 현우는 뒤늦은 후회로 절망에 빠져는다.
영화감상
http://bit.ly/2k4G3Jq

대한민국 하류층 세계의 안티 히어로

  

무차별 폭력, 살인 사건 사례를 들은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내가 어릴적부터 들어왔었다. 그러나 그 때는 지금만큼 자주 일어나거 하지 않아, 물론 그런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어도 9/11 테러까지 목격한 이후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정도로 넘기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아무에게나 나름 이유가 있던 그냥이든 도를 넘는 방식의 폭력들이 난무하는 게 다반사적인 일이 되었다. 사회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무책임한 정권이 들어서면서 마침 사회 분위기가 험악해 진 것도 당연 있겠지만, 그에 맞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대상도 신기술 발전과 인터넷, SNS를 비롯한 신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서로에 대한 복지나 인문 교육보다는 경쟁과 자기 자랑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아날로그와 인쇄매체 학문 시대에 비래 인간미가 퇴색해진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억압받는 빈민층이라면, 시대의 변화에서 자기 입지를 어떻게든 부풀리려는 지배층이라면, 또 이 둘 사이에서 부닥치며 피해의식에 빠지기도 하는 남성들이라면, 아무에게도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세상에서 관심을 위한 방법으로는 미친 듯이 날뛰는 것 뿐일 것이다. 자극적인 발언과 모욕적인 콘텐츠로 기하급수적인 주목을 받으며, 논란이나 댓가가 어쨌건 간에 결과로 정당화되는 현대의 인터넷이 이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그 바람에 지난 몇 년간의 사회 정서적으로 암울한 시기였다가족에게 무시받거나 버림받은 중년 남성들이 직접 만든 총을 거리에서 난사하고 콤플렉스에 빠진 한 청년은 그 분노를 반드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여기는 여성들에게 돌려 결국 직접적인 관련 없는 한 여인을 살해해 여성혐오 전쟁을 일으키게 했다. 학문적으로 사회를 관찰하고 폭력보다 과학적 이성으로 세상을 바꾸고 자신마저 치유하기를 꿈꾸는 내 입장에서 시대가 다시 19세기, 20세기 초 제국주의, 전체주의 시대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많이 무력감을 느끼던 시기였다. 결국 <매드 맥스>(조지 밀러)처럼 모두가 미쳐야만 살아남거나 그런 채 정의를 실현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한 허름한 중년남자가 폐지를 수거해 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주변 어디에나 볼 수 있는 폐지 수거 청소부의 모습이다. 카메라는 수레에 카메라를 달고 이러저리 이동하고 수집하는 모습을 함께 다니며 다큐같이 실감나게 보여준다. (낮은 음의 느린 음악도 있어)우울하고 힘겹고 누추한 분위기지만 그래도 남자는 나름 자신감을 가진 듯 열심히 일에 열중한다. 그러다 한 집 앞에서 수거를 하던 중 입이 거친 집주인에게 빨리 치우라는 다그침을 받는다. 그의 발언을 참으며 하던 중 얼굴이 상처투성이인 한 청년이 갑자기 다가와 남자 인섭을 도와준다. 집주인의 모욕적인 발언에 참다 못 한 청년은 그를 노려보는데 뭘 쳐다보냐며 집 주인이 주먹을 날린다. 청년이 쓰러지고, 그 험악한 상황에서 인섭은 순식간에 술병을 깨뜨려 무기를 만들고 집주인을 위협한다. 아무 말도 소리도 없이 무표정 하나로, 심지어 깨진 술병에 손이 다쳐 피까지 흐르는데도, 인섭은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집주인에게 다가간다. 그 모습에 집주인은 곧 욕을 멈추고 경어까지 쓰며 잔뜩 겁을 먹는다. 인섭이 아무 말 없이 집주인 차 문을 열어주고, 집주인이 다급히 차 안으로 들어가며 상황은 일단락된다. 다친 청년 현우를 데리고 하루 술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 인섭. 맥주잔으로 소주를 들이키는 모습에 현우도 빈 밥그릇에 소주를 가득 담고 자기도 마셔보지만 버티지 못하고 뱉어버린다. 그러나 계속해서 인섭이 소주를 마시는 모습에 지기 싫은 듯 다시 도전해본다. 결국 그에 술에 취해버린 현우는 갑자기 인섭에게 불쌍한 노인네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영화 다음 장면은 난데없는 다른 상황과 현재와 함께 교차편집을 한다.

 

 


 

 

현우가 깡패같은 거친 남자 셋에게 단체로 두들겨 맡고 있다. 얼굴과 입에서는 피가 쏟아지고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다. 그 와중에 깡패들은 니 애비처럼 만들어 줄까?”라는 알 수 없는 말까지 하며 모욕한다. 그와 함께 현재 술집에서 술에 취해 정신줄을 놓은 듯 웃다가 울기까지 하며 우리 아버진 병신이예요.”하는 난데없는 없는 발언하는 현우의 주정 몽타쥬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번에 영화는 그 셋을 인섭이 마주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현우를 망신창이로 때려 눕힌 깡패들은 당연 그를 왠 거지냐며 다가가고, 갑자기 인섭은 재환이 아냐?”는 질문을 내던진다. 관객부터 깡패들까지 아리송한 상황에서, 인섭은 신분증용 사진 한 장을 꺼내든다. 그가 말하는 재환인 듯하다. 깡패들은 여전히 모르겠다며 사진을 뿌리치며 인섭에게 여전히 모욕을 날린다. 그 순간 인섭은 이번에도 맨주먹으로 한방에 깡패들을 단번에 쓰러뜨린다. 처음부터 거친 쌍욕을 날리던 두목 같던 깡패는 오히려 더 겁먹고 도망치려다가 인섭에게 잡혀 쓰러진다. 그리고는 다시 술병을 깨뜨려 칼처럼 만들고는 두목 깡패에게 다가가 내리친다. 두목 깡패가 비명을 지르지만, 그의 얼굴이 아닌 그의 눈앞에서 내리친 것이다. 그리고 인섭은 이번에도 여기 내 아들이.... 다신 오진 마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던지며 그 상황에서 깡패들과 쓰러진 현우를 놔둔 채 일을 그만둔다.

 

 


 

 

둘 간의 교차편집 후, 다시 술집으로 돌아온다. 완전히 술에 취해 식탁에 엎어져 잠이 든 현우를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깨운다. 인섭이 계산을 다했으니 주정은 그만하고 가라는 아주머니에 다그침을 들은 후, 현우는 터덜터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는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가 방 안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방금 전까지 술집에서 아버지와 세상에 대한 온갖 원망을 주정으로 풀어내 시작보다 분위기가 가벼워진 듯 한 현우는 아버지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표정부터가 일그러져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한 잔 드리겠다며 잔에 술을 따라주는데, 컵에 술이 넘치도록 따른다. 이어서 다음 잔을 주겠다더니 아버지 머리에 쏟아 붓는다. 그리고 아버지가 다리병신이라며 나가 죽으라는 등 모욕적인 말을 공격적으로 쏟아내고 심지어 안주상까지 엎어 보이더니 태연히 방으로 들어간다. 현우의 분은 풀리지 않은 것이다. 아니, 어쩌면 분을 표출해 냄으로서 봉인된 공격성이 마침내 터진 것일지도 모른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현우는 신이 난 듯 친구와 만날 자리를 전화로 얘기한다. 그러다 아버지의 방문 손잡이에 전기 멀티탭 전선이 묶여 문 위 가장자리에 걸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순간 섬찟한 현우는 전화를 끊고 방안으로 달려가지만, 방 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문 뒤, 목을 멘 아버지의 시신이 나타난다. 울며불며 아버지에게 잘못했다고 절규하면서 현우는 아버지를 바닥으로 내리려 한다. 아버지 공구통에서 망치를 집어들어 손잡이를 부러뜨려 전선 매듭을 풀어내고 아버지를 내려보지만 이미 아버지는 죽은 지 오래다.

 


  

 

다시 돌아오실 수 없는 아버지의 시신 옆에서 허망하게 서 있던 현우는 방금 전 쓰던 망치를 넋나간 듯 쳐다본다. 그리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망치를 들고는 나가버리는데... 완전히 영혼이 나간 얼굴의 현우는 길거리에서 즐겁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두 여성을 보게 된다. 그러더니 갑자기 한 여성의 뒷머리를 내리친다! 다른 친구 여성이 다친 여성을 감싸는 사이 다시 태연히 걸어가던 현우는 눈에 보이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망치를 휘두르기 시작한다. 몇몇 사람들이 막으러 나서보지만 위험한 무기까지 든 현우를 막기에는 속수무책인데다 새로운 희생양이 되고 만다. 길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지자, 근처에서 계속 폐지를 수집하던 인섭도 그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현우가 또 다른 여성에게도 폭력을 행사하려는 순간, 인섭이 수레를 밀고 나가 현우를 밀어 수레에 태운 후 도로로 질주한다. 결국 현우를 실은 수레는 마침 달려오던 대형 승용차에 치인다. 시간이 지난 후, 인섭이 다시 수레를 끈다. 수레 안에서 신음소리가 들리고 인섭이 수레에 실린 박스 폐지를 들춰보니 차에 치여 중상을 입은 현우가 집에 데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인섭은 그런 현우를 아무 갑정도 없이 바라보더니, 무시하듯 다시 폐지로 덮고 갈 길을 간다. 다시 영화 페이드아웃에서 인을 하면, 다시 현우의 피묻은 외투와 망치를 든 손이 보인다. 그러나 그 외투를 입고 망치를 든 건 현우가 아닌 인섭이다. 곧 경찰이 달려오고, 인섭은 자기가 묻지마 살인마를 자처해 체포된다. 현우가 실린 수레는 병원 응급실 입구 앞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그리고 영화는 또다시 알 수 없는 시간대로 점프한다. 피투성이, 상처투성이 얼굴의 현우가 고통스런 몸을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기까지 보면, 묻지마 폭력과 교통사고 이후 수레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면이 주변까지 넓게 비추면, 인섭이 깡패 셋을 쓰러뜨리고 난 직후다. 그리고 깨어난 현우는 깨진 병 조각으로 기절한 깡패들을 찌른다. 그리고 영화는 또 당황스럽게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플래시백으로 되짚는다. 인섭과의 술자리에서 술김에 엎어진 채 잠든 줄 알았지만 사실 눈을 부릅뜨고 식탁 아래에서 술병을 쥔 것에서, 살해된 술집 주인아주머니, 자살한 줄 알았던 아버지를 자기가 목을 메 죽이고 자살로 위장하는 과정이 난데없이 보여지더니, 이번에는 “4년 전이라는 자막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인섭이 자기 아들 재환이라 내민 사진 속 청년과 현우가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부축하듯 걸어가는 모습이다. 서로 의지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더니, 잠시후 현우가 재환을 찌르는 광경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보기 쉬운 영화 같았다. 예의도 인간미도 사라진 것 같은 도심 골목길에서는 무자비한 폭력이 이곳저곳에 도사리고 있고, 그 한 가운데서 무덤덤하게 무시무시한 싸움 재주로 그들을 응징하는 하층계 액션 히어로, 혹은 그래도 잔인하다는 점에서 안티 히어로물처럼 느껴졌다. 그런 그가 마침 폭력에 시달리며 방황하는 청년을 이끌어주는 이야기 정도로 느꼈다. 그러나 영화는 현우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기대를 배신하는 구조로 달린다. 인섭과의 술주정을 통해 그간의 분을 풀어내며 자기 자신을 되찾으며 무언가를 실천해보일 것 같다는 기대감을 줄 것 같았던 현우는 오히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저주를 실천해보인다. 그렇게 아버지를 자살로 이끌고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받아들이지 못해 (작년 강남역 살인을 연상시키는)묻지마 살인자로 돌변하는 결말로 이어진다.(특히 첫 희생자가 무고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작년 사건을 연상시킨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사건으로부터 1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물론 이도 인섭이 막아내어, 자신이 문제였다고 느꼈거나 그저 현우에게 동정심을 느꼈든지, 그를 살리려 하고 자신이 죄를 뒤집어 써 희생하는 결말로 마무리 된다. 그러나 또 여기서 영화는 난데없는 플래시백으로 또 한번 관객을 당황케 한다. 인섭으로부터 구원받은 현우는 인섭이 응징해준 깡패들부터 시작해 다그다친 외에 관계가 없었던 술집 주인 아주머니, 자기 아버지, 심지어 인섭의 아들도 죽인 이 였던데다 자기를 구해준 인섭마저 죽이려고 하였다는 전말이 보여진다. 그가 굳이 왜 이런 전말들을 꾸렸는지, 그저 소외받은 사회에 대한 분풀이였는지 아니면 그 상처로 인한 이중인격적 성격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점에서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건의 전말을 정리하고 그로서 주제를 함축해 보여주어야 하는 결말이 흐지부지된 것처럼 불친절하게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영화의 반전(혹은 감독의 의도)이 파악되고 있는 않는 현황이다. 물론 (연출의도에서 밝힌 바대로)보호해주지도 자랑스럽지도 못한 아버지(혹은 사회)에 시달리다가 그에 대한 분노의 한계가 오면서 주변부터 가족까지 가리지 않는 묻지마 살인자로 돌변하는 식으로 병든 우리 아들 세대와 그를 책임지고 구제해 주어야 하는 희생적인 아버지의 모범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직시시키고 있다는 점은 알겠지만, 마침 그런 이야기를 인섭과 현우라는 은유적 부자 관계 이야기로서 보여주다가 순간 별 힌트 없던 (심지어 인섭이 현우가 자기 아들의 원수였다는데다, 그를 알고 접근했을 거라는 식의 익숙한)반전으로 내리치는 감독만의 지적 유희로 마무리 짓는 느낌이었다. 그 점에서 이 영화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데 있어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내가 정말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감독이 정리를 잘 해내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전 전까지의 상황들의 리얼리티를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절실히 와닿았다.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은 물론 예절이 없는 현대 도심 사회, 약자에 대한 경멸과 모욕만이 남고 그 사회에서는 말로든 물리적으로든 폭력이 손 쉽게 난무한다. 나라도 그를 조용히 신경쓰지 않더라도, 남에게 당하는데 있어 그를 당장 구원해내야 할 것이다. 영웅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공권력이 부실한 상황에 정성어린 설득이나 정의로운 행동조차 먹혀들지 않는 악질적인 상황에서 더 폭력적인, 이른바 안티 히어로가 더더욱 필요할지도 모른다. 초반부 병을 깨뜨려 보이며 정말 죽일 듯 집주인을 위협하고 맨주먹으로 깡패들을 쓰러뜨리며 겁을 주는 인섭의 모습이 더더욱 그러하다. 어쩌면 지금 못난 아버지(더이상 신뢰할 수가 없는 기성세대)의 시대에 이를 해결 줄 수 있는 우리가 꿈꾸는 아버지 상일 것이다. 그러나 인섭도 이런 폭력적인 자신의 행동을 무조건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정말 집주인을 찌르거나 깡패 두목에게 겁을 주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있지만, 아무 말도 가르침도 설교도 없이 그저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면서 심지어 현우의 죄까지 자신이 뒤집어쓴다. 그저 자신이 옳든 그르든, 그렇다고 믿든 안 믿든, 자기 혼자 그에 대한 죄책감이나 댓가를 스스로 받아가며 묵묵히 남을 위해 실천하는 것뿐이다. 이를 거친 핸드핸들과 채도 및 명암대비를 낮춘 조명, 그리고 무표정한 이인섭 배우의 연기가 잘 표현했다.

 

 


 

 

그는 그렇게 현우를 구해내었지만, 오히려 악으로 악을 이겨서였을까? 현우는 어두운 본색을 드러내고 그간의 살인적인 본능을 보여주며 심지어 구원자까지 죽이려 하였다. 구원해주지 못하는 사회에 찌들린 현우는 아무런 배움을 얻지 못하고 폭발시켜 아버지 외에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무차별로 죽이고 나선다. 어쩌면 애초에 똑같이 인섭의 아들을 이유 없이(혹은 어쩌면 분풀이로) 죽였던 이라는 점에서 구원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에 대한 해결과 댓가도 인섭의 몫이다. 마침 안티 히어로 장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는 입장에서, 비록 감독의 의도 전달이 성공적이지 못하였어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도덕이 잠재된 악한 사회에서 폭력적인 선의와 정당화하지 않는 희생정신까지 지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세르지오 레오네)부터 <용서받지 못한 자>(클린트 이스트우드), <다크 나이트>(크리스토퍼 놀란)까지 이어진 안티 히어로 서사 구조를 잘 맞추었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어둡고 거친 촬영과 감정을 잘 조절한 배우들의 연기로 이를 잘 꾸려냈다. 더불어 나약함과 짐승스러운 이중성을 표정만으로도 섬뜩하게 보여준 악역 이재환 배우의 연기도 상대역으로 잘 어울렸다. 여기에 아버지라는 테마로 무책임한 사회와 원망감의 정서를 표출하며 묻지마 살인이라는 현실의 이슈까지 잘 연결지은 감독의 통찰력도 훌륭하다 생각한다. 상업 작품들에서 눈에 띄는 캐릭터로 인기를 끈 배우 이현우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이 통찰은 물론, 또 배우출신답게, 배우들의 연기를 한껏 끌어올리며 캐릭터에 맞춘 연기 연출이 훌륭하였기에, 클린트 이스트우드, 벤 애플렉,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배우에서 감독으로 훌륭히 데뷔한 이들 대열에 낄 만하다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담 - 저도 이현우 감독의 아버님 이종열 님께 명복을 드리고, 또 이 리뷰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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