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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리는 아직 <농담>과 같은 작품이 필요하다.

시놉시스
수나의 죽음, 영식은 단지 농담을 했을 뿐이다.수나의 죽음과 아무런 관련 없던 영식은 한순간의 화살의 과녁이 된다.
영화감상
http://bit.ly/2rMU0gH

<농담> 리뷰

 

나의 모든 부분이 깨끗하고, 아름답다고 말하기엔 이 전에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자신이 없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깊은 잠에 빠지기까지 우리는 많은 말을 뱉고, 많이 후회한다. 누구나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하루를 곱씹다 보면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그래서 '이불킥'같은 말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그만큼 우리는 많이 실수하며 살고, 실수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실수'들은 언제나 책임이 뒤따른다. 내가 발로 걷어 찬 캔 하나가 누군가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듯이, 내가 흘리듯 한 농담 역시 누군가의 마음이 크고 긴 생채기를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말'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생각한다.

 

'농담'은 참 어렵다. 농담 없는, 평이한 말을 계속하는 사람이라면 작은 사회에선 재미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사회적 통념이나 윤리에 어긋나는 농담을 하게 되면 사회에서 외면받을 수도 있다. 농담은 해도, 하지 않아도, 언제나 마이너스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식은 농담을 던진다. 단지 농담이 재미있어서?

영식은 미성숙한 소년이다. 대한민국 어디에나 즐비해있는 '남의 눈치 보기' 정서에 길들여진 사람. 농담 한 마디를 통해 관심을 이끌고 싶고, 사회에서 외면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농담을 던지려 한다. 영식이 <농담> 이전에 얼마나 많은 농담을 던졌을 지, 영화를 조금만 보아도 이를 느낄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농담’은 세상에 흘러나오는 순간 주워담을 수 없게 되며, 그로 인한 책임은 오롯이 내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상황, 주변 인물, 집단의 가치관, 모든 것을 고려해서 농담을 던져야 한다는 것은 어렵고, 지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영식이 처한 상황을 겪게 될 수도.

 <농담>은 이를 명확히 꼬집어내며, 교복을 입은 한 소년을 통해 모두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던진다. 자신의 잘못을 정확히 깨우치지 못한 채로 억울함을 토로하는 영식은 미숙하고, 서투루며, 충동적이다. 남에게 탓을 돌려도 보고, 삐뚤어진 말이더라도 순간을 붙잡기 위해서 우선 내뱉고 본다. 비틀린 관계를 다잡기 위해 애를 쓰는 영식에게는 더 싸늘한 세상만이 보일 뿐이다.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는 영식. 영화는 영식의 마음과 함께 프레임을 어둡게 물들인다.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영식이었던 적이 없는가, 성찰하게 만드는 15분. <농담>은 우리에게 무지의 죄를 일깨워준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상황에 대해서 곧잘 이야기하곤 한다. TV나 매체에 등장하는 이야기,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 화장실 낙서처럼 쉽게 적힌 이야기. 그렇게 무심코 던진 ‘농담’이 누군가에게는 화살이 된다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을 이 명백하고 지독한 현실은 아직도 <농담>과 같은 작품을 통해 상기될 필요가 있다. ​ 

1 Comments
cinehub 2016.10.13 01:32  
첫번째 리뷰입니다.
엄홍식 감독의 <농담>
http://www.cinehubkorea.com/bbs/board.php?bo_table=bbs01&wr_id=81&sst=wr_hit&sod=desc&sop=and&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