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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병신아! >빈곤한 청춘 백수 커플의 어설픈 은행 강도 작전

감독
이상문 (Lee sang-moon)
배우
김준희 이샘 장준학 최창수 최우영
시놉시스
더운 여름날. 준희와 민정은 함께 산다. 돈을 벌지 않고 있는 서로가 못마땅하다. 둘은 싸우고 또 싸우고 화해한다. 그리고 은행을 털기로 마음먹는다.
영화감상
http://bit.ly/2fr8fTS

빈곤한 청춘 백수 커플의 어설픈 은행 강도 작전



처음에는 너무나도 적나라한 욕설이 담긴 영화의 투박한 제목에 웃었다. 그러면서 '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이런 제목을 달았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겨 바로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시종일관 웃었다. 절박한 상황에 어울릴 법한 '웃픈' 현실적인 대사와 백수 커플의 처지를 더욱 애절하게 만드는 어설픈 상황들이 영화가 추구하는 유머를 더욱 배가시켜주었다. 시종일관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범죄 영화(?)지만, 이상하리만큼 짠한 여운을 불러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괜찮아, 병신아!'는 제목이 의미하듯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거 하나 없는 하류 인생들이 주인공인 영화로 이들이 '은행 강도'라는 대담한 행동을 시도하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세상의 무시와 가난 속에 시달린 이들이 마지막 수단인 범죄라는 대담한 행위에 도전하게 되지만, 이 마저도 뜻대로 되지 못하는 과정을 우습게 담음으로써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정감 있게 담으려 했다.

 

오로지 서로에 대한 정(精)과 사랑만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준희와 민정. 하지만 제대로 된 직장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 탓에 언제나 빈곤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월세 하나 내지 못하고, 끼니는 항상 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인 이 커플은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다가 결국 최후의 수단인 범죄를 모의한다.

 

영화의 가장 비중 있는 부분을 차지하는 대목은 이들이 은행 강도 행위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준희의 말로는 나름 3년 동안 준비한 계획이라고 하지만 막상 준비를 하게 되는 과정은 철저함과 거리가 먼 어설픔 그 자체였다. 건장한 안전 요원들을 어떻게 제압하고, 돈을 갖고 어디로 갈지에 대한 계획은 지극히 이상적이다. 게다가 물총을 든 어린아이들에게 쫓길 정도여서, 두 커플은 범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군상들이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나름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진짜 총과 무기를 구할만큼 자본과 대범함도 없는 이들이기에 마늘, 파 양파, 고추, 치약 등 일상의 재료로 만든 액체로 최루액을 만들어 낸다. 필요한 이동수단인 자동차를 구하기 위해 친구에게 맞으며 사정까지 할 정도로 눈물겨운 준비를 하는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찐한 감성을 자극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만의 애달픈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은 그 이후 등장하게 되는 대목이다. 어렵게 차를 빌려왔지만, 그 누구도 이들의 주차를 허용하려 하지 않는다. 집주인은 차를 빌린 노력으로 월세나 갚으라며 이들의 주차를 거부하고, 이들이 길거리에 잠시 주차를 할 때마다 안전요원이 다가와 커플을 내쫓으려 한다.

 

범죄를 목적으로 빌린 자동차지만 이는 곧 새로운 출발이자 남들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두 연인의 희망을 상징하는 매개체다. 하지만 세상의 그 누구도 이들의 새 출발을 허용하거나 축하하려 하지 않는다. 가난하기 때문에, 가진게 없기에, 신분이 불분명 하기 때문에…두 연인이 당하게 되는 주차 거부의 이유들은 이들이 세상에서 멸시받은 무시이자 편견이었을 것이다. 서로를 '병신'이라 부르며 싸우고, 위로하던 두 연인은 자신들을 '병신' 취급을 하는 세상을 향해 대범한 강도로 복수하려고 한다.

 

마지막 강도 장면과 이어지는 엔딩은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어설픔과 처절함이 집약된 대목이자,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보니 앤 클라이드' 커플의 모습을 나름 '웃프'게 패러디한 장면처럼 느껴져 더욱 기억에 남는다. 비록 이들이 꿈꿔온 범죄와 행복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으나, 어설프고 빈곤해 보였던 그들의 작전은(그들의 삶) 성공적이었으며, 돈보다 더 중요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돈다발과 경찰들을 뒤로한 채 서로의 손을 잡고 무작정 뛰어가는 그들의 모습에 걱정보다는 유쾌함과 희망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무모하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조그마한 미소를 지으며 한 톨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청춘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을…영화는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하며 스스로를 '병신'이라 자책하는 모든 인생에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결정적 장면] # 물총을 훔쳐라! (11분 40초~14분 21초)

 

 

막상 시도하려 한 은행 강도 작전이 쉽지 않음을 깨달은 두 사람은 다시 티격태격한다. 이때 그들의 뒤로 두 명의 남자아이들이 물총을 쏘며 재미있게 논다. 마치 이들의 계획이 애들 장난 수준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끝나는 듯싶었으나, 직접 아이들의 물총을 뺏어서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이 정겨운 아이들의 놀이처럼 다가왔다.

 

 

[결정적 장면] # 주차도 할 수 없는 서러움 "넌 자존심도 없냐!" (16분 45초~18분 18초)

 

 

준희가 어렵게 아는 형을 통해 차를 빌려왔으나, 곧 집주인에 의해 제지를 당하게 된다. 주차하나 할 수 없는 서러움에 의해 민정은 준희에게 집을 나가자고 요구한다. 주차 제지로 인해 자존심의 상처를 받은 커플의 모습은 이들이 왜 범죄를 기획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답변과도 같은 장면이자, 모든 사회의 '을'일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서러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리뷰 : 무비라이징 ・ 최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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