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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이면 다 되지요>애플빠 아들을 위한 폐경기 엄마의 눈물겨운 선택

감독
장병기 (Jang Byung-ki)
배우
김금순 , 김준배 , 표진기 , 방은정 , 임호준
시놉시스
가족에게 늘 희생하며 살아온 효선은 왠지 혼자만 더워 잠들지 못한다. 느닷없이 조기폐경진단을 받고 거금의 치료비를 듣는다. 그런데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아들 진수가 맥북사달라고 했던 것. 집에 돈이 될 것이라고는 늙은 암소 한 마리. 맥부긴가 뭐시긴가 그 거 있으면 뭘 할 수 있다고? 다 할 수 있다고? 진짜 이 모든 상황이 다 잘 될 것이라고?
영화감상

애플빠 아들을 위한 폐경기 엄마의 눈물겨운 선택

 

 

누구나 갖고 싶은 게 많아서 부모에게 울며 보채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어른이 되고 자연스럽게 부모가 되면서, 당시의 철없던 나로 인해 하루종일 고민하고 갈등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을 것이다. '맥북이면 다 되지요'는 자식, 그리고 집안을 위해 조용히 희생해야 했던 부모님, 특히 엄마의 심경을 우습고도 슬픈 휴먼 드라마로 그려낸 정감 있는 작품이다.

 

효선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철없는 남편까지 챙겨야 하는 농어촌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 같은 인물이다. 그런 그녀에게 조기폐경이라는 날벼락 같은 순간이 다가오게 된다. 그런 와중에 남편은 다방 여자를 집으로 불러 사고를 치고, 딸은 외모 관리에 신경 쓰고, 아들은 300만 원이 넘는 맥북을 갖고 싶다고 졸라댄다. 가족 구성원 모두 자신에 대한 걱정은 전혀하지 않아 짜증 난 와중에 집안의 유일한 재산인 암소마저 도통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 해 더욱 걱정이다.

 

집안의 현실과 경제적 안정을 위해 효선을 암소를 좋은 가격에 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미 늙어버린 암소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기대보다 낮은 액수. 시장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는 암소와 폐경이 된 자신의 처지를 동일시하게 된 효선은 분통을 터뜨리며 암소와 자신의 운명을 딱하게 여기게 된다. 하지만 가족의 원성과 현실을 위해 효선은 암소를 팔아야 한다. 효선은 팔려가는 암소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며, 암소에게 한 번도 해주지 못한 '선물'을 하게 된다.

 

그 선물은 꿋꿋하게 집안의 기둥 역할을 해오며 온갖 희생을 해온 그녀가 스스로 전하는 위로이자, 이기적이지만 품어야 할 가족을 향한 자신만의 애정 표현이었다. 폐경으로 인해 자신의 여성성(性)을 떠나 보내듯, 효선은 그렇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암소를 떠나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녀의 여성으로서의 가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낡은 자전거를 타며, 신상 제품을 들고 집안에 들어가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더욱 든든한 엄마이자 성숙한 여인이 되어 가족들을 돌보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그렇게 어머니들은 우리가 알지 못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우리를 돌보왔던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것은 그 누구의 위로와 환영도 받지못한 씁쓸한 승리로 가족들 모두가 걱정하지 않길 바랬던 그녀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었다.

 

 '맥북이면 다 되지요' 는 연출을 맡은 장병기 감독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맥북을 너무나 갖고 싶었던 그 시절, 어머니의 부재를 느끼며 어머니의 생을 돌아보게 되면서 기획하게 된 작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엄마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가족 구성원의 모습이 현실 속 나와 타인의 모습을 보는듯한 공감적인 여운을 전해준다. 이는 인물외에도 영화 곳곳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에도 담겨있다.

 

폐경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을 슬프게 그리기보다는 '웃프'게 느껴질 만한 현실 속 아이러니한 장면을 지속해서 담아내 웃음과 공감을 불러오게 하는 에피소드로 우리가 몰랐던 부모의 심경을 피부에 와닿게 한다.

 

예측불허의 심리적 변화와 인간미를 보여주는 연기력으로 폐경기 여성의 심적 상황과 희생적인 모성애를 실감 나게 연기한 김금순 배우의 연기가 따뜻한 인간미를 불러오게 한다.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를 오가며 든든한 신스틸러 역할을 담당한 남편역의 김준배 배우의 특유의 감초 연기를 이 작품에서 즐길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결정적 장면] # 엄마의 분노 (12분 50초~14분 51초)

 

 

 

가축 시장에서 자신의 암소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팔리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 폐경으로 인한 민감한 성격 탓에 화를 내자, 시장 관리자는 황당해하며 그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한다. 늙어서 새끼를 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소의 가치는 결국 떨어지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효선은 암소와 자신의 처지가 비슷한 상황임을 인지하게 되며 남모를 슬픔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남모를 아픔이 암소를 통해 더욱 구체화 되었다. 이때부터 효선은 암소에게 남모를 정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결정적 장면] # 암소, 너의 이름은…(18분 40초~19분 26초)

 

 

 

암소를 팔기로 한 결심한 상황이 자신과 같은 처지인 암소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물론 혼잣말이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처지를 위로하고 싶었던 엄마의 속마음을 상징한다. 아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통해 암소의 이름을 지어주며, 기도를 해주는 장면은 유쾌한 웃음과 슬픈 여운이 공존한 영화만의 진한 감동을 불러오게 한다. 

 

리뷰 : 무비라이징 ・ 최재필

http://movie.daum.net/indie/view/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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