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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소녀에게 남자는 공포였다..

감독
오지원 (Jiwon Oh)
배우
유이든 , 박성우
시놉시스
무더운 여름밤, 유진은 기분 나쁜 악몽을 꾼다. 다음 날, 갑작스럽게 남동생이 데려온 이상한 남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아이를 보면 자꾸 전날의 악몽이 떠오른다. 점점 유진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영화감상
http://bit.ly/2sQuk6a

소녀에게 남자는 공포였다..여자라면 공감할 호러 판타지



'고열'은 그동안 소개한 단편작중 창의적인 묘사와 영상미가 돋보인 작품이다. 줄거리와 전개 방식은 단순하지만, 상징적인 미장센만으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영화가 소녀의 심리와 꿈이라는 다소 몽환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주제관은 분명하게 다가온다. 사춘기 십 대 소녀의 심리를 다루고 있는 만큼 '고열'은 여성 관객이라면 더욱 공감하게 될 작품이다.

 

기괴하게 그려진 주인공 유진의 환상은 난생처음으로 남자로 느끼게 된 대상을 처음으로 마주한 여성의 또 다른 복합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처음으로 남자로 느껴진다는 말에 설레이는 로맨스와 첫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테지만 '고열'은 그러한 감정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성장기의 두려움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남성 보다는 남다른 성장통의 시기를 겪은 여성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으로, 극 중 소녀에게 있어 남자로 느껴지는 존재는 신비스런 존재인 동시에 두려움을 가져다준 대상인 셈이다.

 

영화 초반 유진이 혁을 마주하고 놀라 소리 지르는 초반부의 장면이 이 영화의 핵심적인 주제다. 미소년적인 외모와 큰 키에 탄탄한 몸매를 지닌 소년 혁은 지금껏 친구들과 함께 비웃던 찌질한 남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너무나 다른 소년을 만난 유진의 기분은 그야말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과연, 그녀가 혁에 대해 느끼게 된 감정은 단순한 부끄러움일까? 아니면 두려움일까?

 

영화는 그러한 유진의 심리를 사춘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생리, 신체적 변화와 같은 성(性)적인 요소와 연계시켜 혁에 대한 유진의 마음이 두려움에 가까워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유진의 환상은 혁으로 인해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자신의 미래를 마주하는 장면이다. 유진의 공간을 침범한 혁은 그녀가 몰래 숨겨둔 초콜릿을 먹거나 그녀의 도구들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소녀 감성을 비웃듯 방안을 엉망으로 만든다. 혁의 이러한 불량한 행동은 결국 유진이 상상조차 하기 싫었던 위험한 순간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진은 혁이 남긴 그러한 두려움에 벗어나기 위해 소녀들이 주로 먹는 초콜릿, 우유와 같은 간식을 먹으며 저항하지만, 그녀의 마음속 한편으로는 혁에 대한 욕망이 남겨져 있다. 냉장고에 수북히 쌓인 사과는 바로 그러한 그녀의 욕망을 상징하는 대상이다. 성경 속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베어먹고 선을 넘으려 했듯이, 유진이 군것질 요소를 포기하고 사과를 베어먹는 장면은 더 이상 소녀의 두려움에 머물지 않으려는 유진의 마음가짐으로 해석된다. 혁을 두려워했던 유진은 이제 그에게 어떻게 다가서게 될까?

 

'고열'은 남자라는 대상을 만나 더 이상 소녀가 아니게 된 어린 여성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섬세하면서도 어둡게 묘사한 작품이란 점에서 근래 가장 보기 드문 성장 영화다. 남성 또는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 이해 못할 장면들이 많아 기괴한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다빈치 코드'처럼 숨겨진 영화의 상징성을 하나씩 풀어본다면 '고열'이 완성한 구성과 설정에 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개봉을 앞둔 독립영화 '여자들'에 출연한 유이든이 주인공 영주를, 엠넷의 '프로듀서 101 - 시즌 2'에 출연해 화제가 된 박성우가 문제의 소년 혁으로 출연했다.

 

[결정적 장면] # 유진이 마주한 기괴한 환상들 (5분 44초~11분)







 

'고열'의 상징적인 요소들이 총집합 된 장면들. 문제가 된 기괴하면서도 섬뜩한 장면들이 5분 30초 동안 연속으로 등장한다. 현실 속 혁이 유진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자, 사춘기 소녀가 느끼게 되는 성장의 두려움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다. 임신과 소녀 성(性)을 잃게 되는 장면들이 스탠릭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샤이닝' 속 명장면을 (쌍둥이 소녀 유령, 핏물이 흘러나오는 엘레베이터) 떠올리게 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리뷰 : 무비라이징 ・ 최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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