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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 흑진주를 찾아서-컬트 클래식 리뷰 1탄 : 슈퍼 마리오(1993) 2부

감독
애너벨 얀켈, 로키 모튼
배우
존 레귀자모, 밥 호스킨스, 데니스 호퍼
시놉시스
비 내리는 뉴욕 브루클린 거리의 수녀원 앞에 보자기에 쌓인 한 개의 큰 알이 버려지고, 거기서 예쁜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아기는 공룡을 연구하는 여대생 데이지(사만다 매디스 분)로 자라나고 유적지를 발굴하던 중 공룡의 진화족이 사는 지하 세계의 폭군 쿠파 왕(King Koopa)이 보낸 덜떠러진 부하 이기(피셔 스티븐스 분)와 스파이크(리차드 애드슨 분)에 의해 납치된다.
영화감상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248

진흙 속 흑진주를 찾아서–컬트 클래식 리뷰 1탄 <슈퍼 마리오>(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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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스토리만으로도 영화는 수많은 문제적 요소들을 내보이고 있지만, 하나하나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원작 게임이 전혀 연상되지 않는 스토리와 비주얼이다. 원작의 동화 같은 정감어힌 버섯왕국 대신 짐승 같은 공룡 인류가 지배하는 곰팡이 점액질로 뒤덮인 지저분한 다이노-하탄 도시의 비주얼은, 슈퍼 마리오라기보다는 <블레이드 러너><뉴욕 탈출>를 연상시킨다. 아이들을 겨냥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물론 완전히 똑같게 하면 진부해 보일 수 있기에 변주하는 것도 괜찮다 쳐도)천차만별의 어둡고 음침하며 심지어 지저분하고 공포스럽기까지 한 디스토피아적 대도심 이미지가 당시 원작 게임 열성 팬들과 게임을 즐기는 주 연령층인 아동 관객들 입장에서 얼마나 쇼크 받았을지 감히 상상하기 쉽지 않다.(참고로 영화는 미국에서 PG, 우리나라로 7세 혹은 12세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하긴 했다. 기괴하고 액션으로 가득하지만 잔인한 폭력 장면이나 욕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동관객을 겨냥한 점도 있었다.) 여기에 차 보닛에서부터 트렁크까지 쓸데없이 스파크가 튀는 자동차 디자인에서부터 정신없이 몰아치는 과장된 액션씬 영상들도 역시 슈퍼 마리오보단 <매드 맥스>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의 미술감독 데이빗 R. 스나이더<블레이드 러너>의 아트 디렉터 출신이고, 영화의 촬영감독 딘 세뮬러도 <매드 맥스2:로드 워리어> 촬영감독 출신이다. 원작 게임에 언급도 없던 공룡이란 소재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마침 공룡 바니 쇼를 비롯해 공룡 열풍이 불 때에 맞춰, 슈퍼 마리오 스토리에 억지로 끼워 넣음으로서 트랜드를 시도해보았지만, 오히려 관객들에게 생경함을 주었다. 또 이 열풍 속에 스티븐 스필버그도 <쥬라기 공원>을 만들었고, <슈퍼 마리오> 개봉 2주 뒤 극장에 나란히 개봉했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쥬라기 공원>의 압도적 완승이었다.


두 번째는 화려한 캐스팅이 무색하게 만드는 캐릭터 설정이다. 주인공 마리오는 86년도 영화 <모나리자>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고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후크>를 통해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밥 호스킨스가, 루이지는 당시 신인이었지만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물랑루즈>로 스타가 된 존 레귀자모가 연기했다. 데이지 공주 역에는 떠오르던 하이틴 스타인 사만다 매티스가, 악당 바우저로서 쿠파 역에는 대표 메소드 액팅 배우이자 <이지 라이더> 감독이기도 한 대배우 데니스 호퍼가 연기했다. 이 정도면 매우 초호화 캐스팅임에도, 영화는 실망감을 주는 캐릭터 설정 때문에 팬들과 관객 모두로부터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쿠파라는 이름으로 바뀐 바우저는(당시 미국에 출시된 슈퍼 마리오 게임 영어 설명서에서의 캐릭터 설명란에 보면 바우저, 쿠파 중의 왕이라고 쓰여 있다. 제작자들은 바우저보다 쿠파라는 이름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 사용한 듯하다.), 불 뿜는 용거북이 아닌 티라노사우르스의 인간 진화형이라 설정하고, 4갈래 뾰족한 헤어스타일에다 검은 가죽 양복을 입고 다니며 신경질적인 억양과 제스쳐로 자기 자랑을 설파하는데 안달이 난 탐욕스런 비즈니스맨 외양으로 바꾸었다. 심지어 마리오 형제와 처음 만나는 씬에서는 파란 양복과 붉은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그 모습이 현 미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를 연상시킨다.(심지어 도시 곳곳의 쿠파에게 투표하라는 문구도 그와 맞물려 보인다.) 80년대 젊은 도날드 트럼프가 경제와 정치까지 뒤흔드는 월스트리트 갑부로 떠오르면서 <백투더 퓨쳐2>를 비롯해 여러 영화에서 그를 흉내 내고 풍자하곤 했는데, <슈퍼 마리오>도 그에 편승한 듯하다. 주인공 마리오 형제도 멀쩡해 보이지 않는건 마찬가지다. 서로 형제라 부르지만, 루이지가 어릴 적부터 마리오가 버려진 자기를 키워온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 설명하는 점에서, 이들의 관계가 정확히 어떤지 애매하다. 그 점에서 게임 팬들 사이에서 매우 민감한 논쟁이 일었다. 또 앞의 스토리 설명에서 루이지의 이름이 더 많이 등장한 만큼, 실질적인 주인공은 정작 마리오가 아닌 루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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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와 마침 너무나도 판박인 독재자 쿠파!!


마지막으로는 황당무개 하게 허술한 스토리다. 단순히 지구가 운석 충돌로 두 개의 세계로 나눠지고, 공룡들이 인간화되어 문명을 세운 배경은 SF 환타지라는 장르상 넘어갈 수 있지만, 영화는 앞뒤 안 맞게 손쉬운 전개와 만화에 가까운 넌센스 액션으로 가득하다. 먼저 굼바가 된 토드는 다른 굼바들과 달리 선한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공주를 돕는가? 데이지를 납치하게 사건의 원인이 된 이기와 스파이크는 주인공들과 동행하면서 어쩌다 갑자기 동조하게 되었는가? 쿠파는 쿠데타의 수단인 급속 퇴화 기술을 어떻게 발명해 내었는가? 왜 이 세계의 자동차들은 보닛과 안테나에서 위험하게 스파크가 튀고 브레이크도 없는가?(그럼에도 마리오는 처음 잡은 모델의 그 차를 쉽게 운전한다.) 파충류에서 진화했다는 이 셰계 인간들은 왜 머리털가 수염털을 갖고 있는 것일까?(깃털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쉽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손 쉬운 설정들도 마찬가지다. 하필 터널공사를 하는 바람에 두 차원이 마침내 연결되었고 오직 데이지만이 강력한 수정을 다룰 수 있다는 점도 (원작 게임만큼이나)너무 쉽다. 그나마 게임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등장하는 절체절명의 무기 포폭탄(Ba-Bomb)의 활약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우연에 의한 해결)에 가깝다. 사실 제작과정에서도 시나리오가 수차례 바뀌고, 그만큼 설정들이 충분히 설명되기도 전에 뒤엎어지거나 난데없이 튀어나오게 되었고, 그만큼 감독과 배우, 제작자와 스텝들 사이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의 배우들 인터뷰에서도 <슈퍼 마리오>를 다신들 커리어 중 최악이라고 얘기까지 할 정도였다.


이쯤에서 이런 질문이 들 것이다. 이만큼 수많은 치명적 문제들을 나열하였음에도, 왜 이 영화를 숨겨진 걸작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D.O.A>, <어쌔신 크리드> 등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나왔지만 대다수가 실패를 경험했다. 단순히 흥행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원작 게임을 기반으로 하여 그 세계관을 묘사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들의 주된 문제점이 원작 게임 설정을 뼈대로 하고 있지만, 갑자기 산으로 가버리듯 원작에 없거나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전개로 돌변하거나 지나치게 원작 게임 스토리와 비주얼에 집착하다보니 그저 게임을 하는 것과 영화를 보는 것이 서로 다를 바 없는 진부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잃게 만들곤 한다. 그런 점에서 <슈퍼 마리오>는 매우 파격적인 선택을 택한 것이다. 원작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되, 그러면서 은근슬쩍 배경과 작은 설정들에 원작 팬들의 눈에 띄게 만드는 게임 캐릭터와 비주얼들을 삽입했다. 실제로 여러 곳에서 원작 게임에서 따온 점들을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마리오가 로켓 신발로 철제 다리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 넘으며 화염방사기를 쏘는 쿠파와 대결하는 장면은, 용암으로 가득한 바우저의 성 안에서 불을 뿜는 바우저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결전을 벌이는, 원작 게임의 마지막 스테이지와 매우 유사한 액션과 스릴을 연출한다. 쿠파와 최후의 격전을 준비하며 자신들에게 맞는 배관공 옷으로 갈아입을 때는 원작과 똑같이 딱 맞아 디자인 된 붉은색, 녹색 의상과 모자를 입고 출동한다. 이 장면에서라면 영화에 실망해 가던 원작 팬들도 환호할 만 할 것이다. ‘이기스파이크’, ‘빅버사까지 조연캐릭터 이름들부터, 로켓 신발을 판매하는 회사 이름인 투와프도 모두 영화 제작 당시 막 출시된 '슈퍼 마리오3' 게임에 등장하는 악당 캐릭터들 이름에서 따왔다. 심지어 CG가 아닌 애니메트로닉스로 움직이는 아기 티라노로 등장하는 요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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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으로 오해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요시입니다^^;


물론 원작을 훼손했다 울부짖는 팬들의 미움이 충분히 이해갈 만큼 원작과 닮긴 커녕 원작의 타겟층인 아동 관객들과 맞지 않게 어둡게 연출한데다, 스토리와 설정마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허술한 점에서 훌륭한 영화는 물론 즐길만한 오락물로도 부족한 건 사실이다. 절대 좋은 영화라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나는 절대 나쁜 영화라고도 볼 수 없다 생각한다.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면 볼수록, 영화에 참여한 각 분야의 아티스트들의 노고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음침해도 진짜 같이 느껴지는 다른 세상의 뉴욕 도시 다이노-하튼 세트에서부터, 기상천외한 무기와 차량 소품 디자인들은 영화홍보 장난감 상품으로 판매한다면 바로 구매하고 싶게 만들고, 원작 캐릭터들을 나름 따라가려 한 의상디자인도 역시 게임을 하며 자라온 내 입장에서 흥분하게 만들었다. 스토리도 원작과 전혀 연상이 안 되고 동화 같은 분위기도 전혀 아니지만, 액션 게임으로서 원작 게임 플레이를 생각해보면 그 오락적 스릴을 충분히 표현해 낸 액션 장르 영화로서 볼 수 있다 생각한다. 여기에 또하나 눈여겨 볼만 한 점으로, ‘몰핑(Morphing Graphics)’ 효과가 대대적으로 사용된 점도 흥미롭다. 이전 카메론 감독이 <어비스>, <터미네이터2>에서 컴퓨터 그래픽 형태 및 캐릭터를 액체처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몰핑 효과를 시도해보이며 영화계에 충격을 주었고, <슈퍼 마리오>는 이 기술을 쿠파의 퇴화 무기 장면들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또 대규모로 사용해내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많이 어색하고, 심지어 (지금 봐도 훌륭한)<터미네이터2>보다 퀄리티가 인상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당시 이 헐리우드 내에서도 화제가 된 만큼, 이 몰핑 그래픽스의 대규모 사용은 이후 다수 헐리우드 영화들도 쉽게 사용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게 하는 발판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인물들을 파충류, 유인원으로 퇴화시키걸 보여주는 그 초창기 몰핑 그래픽들이 충분히 공포스럽다 느낄 정도로 충분히 효과적이며 또 화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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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파의 퇴화기술! 영화의 몰핑 그래픽 시각효과


애초에 원작 게임 스토리가 너무 아동틱하고 판타지적인 면에서 현실적인 영화화로 스토리 각색이 불가능 하다는 점을 염두해 두었을 때,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상 오히려 원작 그대로 실사화 했다면 오히려 영화의 상태가 더 심각했을 것이다. 그 점에서 어쩌면 원작을 가능한 무시하면서 동시에 원작의 요소들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심어 놓고, 그 게임을 즐기는 아동 관객과 함께 어둡고 다이나믹한 것을 즐기는 성인 관객들에게까지 맞춘 이 버전이 가장 이상적인 슈퍼 마리오 영화였을 거라 믿는다. 심지어 이후 계보를 살펴보면, <사일런트 힐>도 원작의 비주얼을 따왔지만 인물 캐릭터들은 원작에 없던 새로운 관계로 재구성하고 <레지던트 이블> 역시 원작의 호러 액션 스타일을 따왔을 뿐 캐릭터 및 전투 스토리는 모두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해 새롭게 각색해내, 원작 게임 팬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지 않은 일반 관객들도 쉽게 빠져들게 해 성공할 수 있었다. 그 점에서 나는 영화화 불모지였던 게임을 이 방식으로 최초로 해낸 사례인 이 영화를, 다른 관객들과 게임 팬들의 의견이 어떻든 상관없이, 절대 실패작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슈퍼 마리오 게임 시리즈를 사랑한 이들에게, 80~90년대 일렉트릭 액션 장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새로운 장르를 찾아 해메는 컬트영화 팬들에게 영화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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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그 누가 뭐래도, 전 계속해서 당신들을 사랑합니다!!ㅜㅜ

자료 출처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블로그 글 괴작열전:슈퍼마리오-사상 최초의 게임원작 실사영화 1~2부 : http://pennyway.net/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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