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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터뷰] <맥북이면 다 되지요> 장병기감독 - 당신의 어머니 이야기

감독
장병기 (Jang Byung-ki)
배우
김금순, 김준배, 방은정, 표진기, 임호준, 차승호, 강유경
시놉시스
효선은 조기폐경 진단을 받고, 아들 진수는 맥북을 사 달라고 조른다. 집에 돈이 될만한 것이라고는 늙은 암소 한 마리.
영화감상
https://bit.ly/2GjSH0h

장병기감독 - 당신의 어머니 이야기

우리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는 것은 맥북이 아닌 어머니란 존재다. 그 어머니란 존재에 대해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린 영화 <맥북이면 다 되지요> 장병기 감독을 만나 영화, 그 그리고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이정민/사진:김관진>



Q. <맥북이면 다 되지요> 첫 연출작이다.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과 함께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경쟁에서 대상까지 수상했다. 수상소감 한 마디 부탁한다. 


다시 생각해도 감개무량하다. 작품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만족했었다. 큰 상까지 받게 되었다는 것 알게 되었을 때는 더더욱 실감이 안 났었다. 살면서 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실감을 더 하지 못했었던 거 같다. 사실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는 상금이 너무나도 필요했던 시기였다. 생계 때문에 짐을 싸서 반도체 공장으로 일을 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받게 된 상이라 더 감사했다. 작업할 때 함께 고생했던 스태프들 인건비를 넉넉하게 주지 못했던 부분이 마음에 걸렸었는데 상금으로 도움을 받았던 스태프들에게 성의를 표할 수 있을 때 진짜 실감을 했었던 거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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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조금은 개인적인 질문일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 감독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다.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다. 29살에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가 하고 싶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현장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다른 것을 내려놓고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난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다.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 때문에 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영화는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철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진학할 예정이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학원 진학도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었다. 대학 졸업할 때 쯔음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동시에 돈도 벌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독립 영화 일을 계속하다 보니 안정적인 수입이 없었다. 빚이 계속해서 늘어갔다.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일용직부터 시작해 반도체 공장까지 돈이 되는 일은 다 했었다. 공장에서 몇 달 동안 돈 벌어 모아 놓았다가 영화 작업을 하곤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맥북이면 다 되지요>을 연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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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맥북이면 다 되지요>는 어떻게 작업한 것인가?


당시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소설을 쓰고 있었는데 잘 안 풀리고 있었던 시기였다. 카페 안 사람들 모두가 맥북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맥북이 정말 가지고 싶었다. 허영이었다. 영화 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맥북을 가지고 있으니깐 나도 가지고 싶었다. 그때 우연한 기회에 대구에 영화 제작지원 사업공고를 보게 되었다. 딱 마감 1주일 전이었다. 분명 엄마한테  맥북을 갖고 싶다고 말했으면 사주셔서 나도 하나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엄마는 또 당연하게 사주셨을 것이고. 그 당연하게 사주셨을 엄마의 모습이 생각나서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 그 시나리오로 대구 제작지원을 받게 되었고 <맥북이면 다 되지요>를 제작하게 되었다. 



Q. 영화 속 엄마는 감독님의 어머니다. 


맞다 연출 의도에서 썼듯이 우리 엄마다. 돌아가신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돌아가셨으니깐 사실 20살 이후에 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엄마의 말투나 행동, 그 이미지는 당연히 그대로 남아있다. 영화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을 참고하거나 취재하지는 않았다. 어머니에 관한 것은 오로지 우리 엄마만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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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흔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학창시절을 돌아봤을 때 일 때문에 다른 지방에 계시고 형이랑 나랑 둘이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투박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셨다. 용돈을 항상 많이 주시곤 하셨는데 사춘기 땐 나를 그냥 양적으로만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당시 우리 가족의 상황 상 어머니가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이었던 거 같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그 당연하게 받던 부분들이 너무나도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주셨던 것들이 사실은 본인이 하고 싶으셨던 것들이었음에도 당신의 아들들에게 먼저 해주려고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것이 잘 안 보였던 부분이니깐, 그것이 우리 엄마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엄마들이 겪는 희생이니깐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Q.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이 있는가?


단편영화 한 편 더 찍고 싶어 준비하고 있다. 올해 단편 영화 한 편 더 찍는 것이 목표이다. <맥북이면 다 되지요>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가족 간의 관계, 조금 더 넓은 인간관계의 위선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 것 같다. 소재가 조금 조심스러워서 걱정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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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고 싶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있는데, 어떤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기는 아직 선명하진 않다. 아무래도 두 번째 단편영화가 나와봐야 ‘이런 톤의 이야기를 잘 할 수 있겠다’ 라고 분명해질 거 같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잘 준비해서 잘 찍고 싶다. 가진 능력보다 더 크게 봐주시는 거 같아서 자만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 영화까지는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나를 더 잘 알고 그때서 다시 저의 영화에 대한 것이 잡힐 수 있을 거 같다. 지금은 열심히 배우고 있는 사람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씨네허브에 대해서 한마디 해준다면?

단편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없는데, 쉽게 상영하고 볼 수 있는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발전을 기원합니다. 


글:이정민/사진:김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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