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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김태윤 감독 인터뷰

감독
김태윤 (Kim tae yun)
배우
김예나 홍석연 해선 조창익 이무녕 차상미
시놉시스
환자와 보호자의 ‘기저귀 갈기’로 인해 벌어지는 남자와 여자의 본능적인 폭력의 소통, 하지만 그들은 서로 벗어날 수 없는 ‘가족’이라는 연민의 이름으로 또 하루를 살아간다.
영화감상
https://bit.ly/2ltD4gq

<기저귀> 김태윤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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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 부모 간의 갈등, 비극 이야기는 고대 설화에서부터 현대 여러 장르, 스토리의 영화로 반복되 전해지고 공론화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단편영화 <기저귀>는 제목에서처럼 기저귀혹은 배설이라는 찝찝한 소재를 메타포로 사용해 실제로 찜찜한 그 가족세대 갈등을 절실히 표현해낸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치매에 걸린 병든 아버지의 변을 본 기저귀를 갈려 하지만 그를 거부하는 아버지로 인해 개인적으로 또 주변적으로 수난을 겪는 딸이 결국 병원비와 가저귀 값을 위해 또 자존심을 위해 아버지를 위압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이야기를 느와르적인 흑백톤 영상으로 섬세하면서도 무시무시하게 그려낸 이 단편을 보면서, 나는 이 작품을 연출한 젊은 감독이 장편영화들을 여러 연출한 감독 부럽지 않은 역량을 갖고 있다 체감했다. <기저귀>의 두 주연배우 홍석연, 김예나 배우 인터뷰에 이은 감독인 그와의 인터뷰에서도 역시 그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영화에서 보여준 가족이라는 도덕관념’, 혹은 그보다는 굴레에 대한 단순히 관념적인 것이 아닌 물질이 돌아가는 사회에 맞춰 현실적으로 통찰해내 영화 속에 풀어낸 그의 철학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이를 스타일리쉬한 흑백 톤의 영상으로 연출해 내고자 한 만큼, 그 열정과 철학을 동시에 잡은 이 감독이야 말로, 똑같은 장점을 지닌 거장 박찬욱 감독만큼 거장으로 분명 성장할 젊은 감독이라 나는 믿는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단편영화 '기저귀'를 연출했던 김태윤이라고 합니다.


 

2. 영화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아버지께서 투병생활로 오랜 병원생활을 하던 중이었는데, 입원 중이시던 병실에서 보았던 풍경이 뇌리에 남아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습니다. 보호자나 환자나 모두가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그런 장면 속에 있는 '가족'이라는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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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예나님과 홍석연님 캐스팅은 어떤 느낌에서 선택하시게 되었는지?


-필름메이커스 커뮤니티에서 공고를 내어 여러 배우분들과 만났습니다. 연락이 오면 시나리오를 보내주고 의사가 있으면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어 보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두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예나 배우님은 처음 밝은 성격과 달리 깊이 있는 생각과 눈빛이 인상적이었고, 홍석연 배우님은 워낙 많은 작품을 하셨고 연륜 있는 배우시라 함께 작업하게 된 게 저에겐 행운이었습니다.


 

4. 치매에 걸린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이야기는 이전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표현되어 왔지만, 이 작품에서는 특이하게 기저귀를 매개체로 상징했습니다. 기저귀를 선택한 특별한 의도가 있으셨다면?


-‘배설이라는 행위가 가족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본능적 치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본능적인 행위를 도와주고 받쳐 주는 게 마치 '가족'이라는 의미와 부합이 된다 생각했습니다. 가족이라는 끈만으로도 할 수 있는 극단적 행위가 상대방의 배변을 묵묵히 받아내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부모가 아이의 배변을 받아주는 건 쉽지만, 자식이 부모의 배변을 받아주는 건 가족이기에 가능한 극단적 행동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끝까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치부이기에 서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모습이라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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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론 병원 수납실, 모텔 거리 등 외부 장면들이 잠깐 나오지만)커튼이 쳐진 병실을 중심으로 전개한다는 점에서, 밀실극이라 볼 수 있을 텐데, 그 점에서 공간 연출 및 촬영이 쉽지 않았는지?


-먼저 적은 예산의 작품이라, 병원을 섭외해서 자유롭게 촬영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서 병실 형태로 꾸며 놓은 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장비를 활용하고 연출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예산 문제로 쫓기다 보니 좀 더 여유 있게 촬영하고 배우분들이 감정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못 만들어 드린데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6. 서로 아껴주어야 할 가족이 (김예나 배우님 인터뷰를 통해 배우님의 분석으로 설명 듣기를)20년 만의 버려졌다 만나고, 서로 기싸움을 하며 틀어지는 관계 이야기인 점에서 그 긴장감을 위해 배우들에게 특별히 지시하신 사항이 있었다면?


-사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아주 구체적 설정은 해두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딸이라는 개념보다는 남자여자라는 설정으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이 다른 두 가족이 이런 상황에 처 했을 때 나오는 본능적인 현상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두 분께도 정확하고 구체적 설정을 얘기하진 않았습니다. 촬영 전 사전미팅에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두 인물이 이런저런 상황이지 않을까하며 다각적인 형태로 설정했습니다. 인물이 가질 수 있는 디테일한 감정들은 배우분들께 조금은 무책임하게 믿고 맡기며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커튼 반대쪽 다른 '여자' 인물 같은 경우에는 대사조차도 모두 애드립으로 모든 걸 맡겨 드려 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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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침 영화 중간 딸이 아버지의 지갑에서 어릴적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반으로 찢어 버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에 대해 두 주연 배우분들께서 각자 의견을 주시길, 홍석연 배우님께서는 자기 역할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설정으로서, 김예나 배우님께서는 20년 동안 자기를 버려 왔으면서 그리워했었는지 사진을 갖고 있었다는 아이러니한 배경으로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 장면에 대한 감독님의 숨은 의도가 있으셨다면?


-후반부에 보시면 떠난 줄 알았던 딸이 돌아온걸 보며 아버지가 아이같이 미소를 짓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찢어 버린 사진을 보며 딸은 벗어날 수 없는 답답함에 묘한 표정을 짓고요. 어쩔 수 없이 서로가 버렸든 버려졌든, 아니면 어떤 계기로 서로 소원한 관계가 되어서 떨어져 지냈든, 가족은 끊어질 수 없는 어떤 고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이 생각 하셨던게 사실은 저와 같은 의도입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버리고 나쁜 부모였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딸을 항상 생각하며 사진을 품에 지니고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딸은 그런 아버지를 보며 너무 밉고 떠나버리고 싶지만 자신밖에 남지 않은 병든 아버지 곁을 떠날 수가 없고요. 영화를 보는 분들께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 또는 작은 공감이 되길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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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옆 병실에 극히 친절하게 아버지를 대하고 그 딸에게 별 말 없이(아마 의식불명으로 보이지만) 받아주는 아버지와 대비시키다가, 마지막에 계단에서 마주할 때는 슬픔에 빠진 모습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옆 병실 딸도 같은 이유로 힘들어 하는 것인지, 그 장면의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그와 같은 상황을 대처하는 분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힘겨운 현실을 싸우고 이겨내는 방식이 서로 다르지만 너도나도 같이 힘들다는 작은 위로 같은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9. 가족 간의 갈등 이야기지만, 결국 기저귀를 비롯한 병원비를 벌기 위해 매춘을 시도하는 등 돈에 대한 유물론적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세부주제, 서브플롯을 추가하게 된 의도가 있다면?


-좀 더 희망적인 결론이 났으면 좋겠지만, 그런 현실에 처한 인물의 고통을 좀 더 극대화하고 싶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바닥에 있는 인물이 삶을 이겨내고 지탱하기 위해 하는 선택이 보는 이들에게 거부감을 줄진 몰라도 오히려 수단방법을 가리고 않고 남겨진 가족을 지켜나가는 모습에서 좀 더 다른 방식으로 '가족'이라는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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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감독님께서 가족이라는 집단 혹은 개념에 대해, 특히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시는 일종의 철학이 있으시다면?


-현대 한국 사회에서의 '가족'은 일종의 '굴레'라는 개념으로 생각합니다. 그 관계가 쿨하게 변화해 나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빠른 변화가 오히려 큰 부작용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금수저라는 개념도 그런 의미로 출발했다 생각합니다. 자식과 부모 서로에게 필요이상으로 의지하고 바라고 역할을 요구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의 좋지 않은 사회현상을 보면서 좀 더 본질적인 관계회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족은 싫다고 버릴 수도 없고 부정할 수도 없다 생각하는 입장에서요.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할 수 없듯이, 있는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식이든 부모든 어느 한쪽 방향으로만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1. 촬영 장비는 어떤 것을 사용하셨나요? 특히 차가운 무채색 톤을 표현해내는 대비가 낮은 조명 효과를 위해 조명 장비 설치를 어떤 방향으로?


-당시 작고 기동성이 좋은 블랙 매직 카메라로 촬영을 했습니다. 조명은 전적으로 조명감독님께 영화에 맞는 분위기를 요구했습니다.


 

12. 후반과정에서 색보정이나 쇼트 연결 리듬 등, 특별히 의도한 점이 있었다면?


-앞서 질문에서 말씀 주셨듯이, 최대한 색채를 배제해서 분위기에 맞게 차가운 느낌으로 색보정을 진행했습니다. 직접 편집과 후반을 진행했는데, 촬영으로 채우지 못한 장면들이 많아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한 편집에 많은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 작업에는 좀 더 꼼꼼한 시나리오와 콘티를 짜야겠다는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13. 감독님의 작품이 인기리에 상영 중인 씨네허브 플랫폼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처음에는 네이버 카페를 통해 작품을 보내드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제 작품이 보여 지고 있어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에 알릴 방법이 없어, 잘못하면 그냥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를 작은 영화가 많은 분들께 보여 질 수 있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좋은 작품, 작은 영화들 세상에 널리 알려주시고 작은 영화인들에게 힘이 되고 든든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시길 바래봅니다.



14.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몇 년이 지난 작품에 관심 가져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서툴게 만든 작업임에도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곧 좋은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찾아뵙는 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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