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단편영화 리뷰와 감독, 배우 인터뷰

홈 > MAGAZINE > MAGAZINE
MAGAZINE

스페인 호러 <기계>

감독
가베 이바네즈 (Gabe Ibanez)
배우
아주아 라리오스 Iazua Larios
시놉시스
기괴한 모습의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는 도시 그리고 여자. 그녀가 사는 아파트의 기묘한 내부와 이상한 그녀의 행동, 누군가의 방문을 받은 후 정신을 잃는 그녀. 그 날 이후 고통 속에서 몸부림 치던 그녀는 자신의 내부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이미지 전체의 구성, 편집, 촬영이 관객의 신경을 자극하며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감상
https://bit.ly/2Sfapej

“내 안에 기계 있다”

발칙하고 발랄해서 재미있다. 도대체 <기계>를 보고 리뷰를 쓰라니 황당하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에 대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으련다. 동문서답쯤 될 것이다. 요즘 따라 ‘읽어’야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활자로 된 책, 영상으로 된 영화, 그리고 상대의 동작을 읽어야 하는 춤까지. 세상에는 온통 읽어야 할 것 투성이다. 그렇다면 나의 배경지식으로 저 발칙한 <기계> 녀석의 존재에 대해 읽어야만 하는데 어디서부터 할까? 참고로 나의 배경지식은 지구의 먼지를 살짝 건드릴 수 있는 정도이니 너무 많은 기대는 마시라.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기계>를 들려주니 너무 황당하다며 감독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지인은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이야기를 들려주더라. 남편의 외도를 보고 아들의 남근을 잘라버린 엄마와 그 가족의 이야기. 공통점이라면 아들은 남근이 잘리고 함께 춤을 춘 그는 그녀의 ‘기계’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것. 조금 더 잔인하게 그의 남근은 산산이 조각났으며 그는 그녀와의 정사 끝에 죽었다는 것.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성의 거세 불안에 대한 이야기도 잠시 나왔다. 수없이 솟아오른 굴뚝이라던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온 남근상이라던가, 요철의 상승한 부분은 쉽게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남근의 파괴에 나선 이 무시무시한 ‘기계’가 남성들은 두려울까?


샤워를 하는데 웬 복면을 한 남자가 그녀의 배를 가르더니 이상한 기계를 자궁 속에 넣어버렸다. 기계 녀석은 날카롭고 다부진 이빨도 가지고 있다. 그녀가 궁금해서 살짝 손을 넣었더니 손가락을 앙큼하게 깨문다. 이번에는 당근을 넣었더니 회를 쳐 놓는다. 그녀가 그를 만났는데 그는... 함께 하기 두려운 이 녀석과 그녀는 함께 살아야 한다. 뭔가 굉장한 무기를 가진 듯하다. 



모든 생명의 근원 혹은 대지라 불리 우는 여성의 내부에 괴이한 기계가 등장했다.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파괴하는 이 무시무시한 녀석을 어떻게 이름지울까? 단순히 자연과 기계문명으로 이분법 할 것인가? 문명이 자연이 파괴한다고 보아야 하나? 너무나 폭력적이기도 했던 남성 중심의 혹은 남근의 공격 아래 놓여있던 약하디 약한 여성에게 새로운 무기로 반격이 필요했던 것인가? 억압된 여권이 신장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나? 그런 발칙한 기계로 남성을 공격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


이유는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은 오싹한 분위기와 무표정, 스릴러, 호러, 애니메이션, 코메디가 고루 섞인 이 단편은 영화적이다. 그래서 보는 재미도 있고 흥미롭기도 하다. 다만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 영화를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세상에는 많고 <기계>의 존재는 그저 살짝 앙큼한 정도이다. 잘 읽히지 않을 때 옆에 있는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또 듣는다. 영화가 타인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역할을 해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그러나 나는 복면한 강도가 내 배를 가르고 그 녀석을 나에게 이식한다면 사양하겠다. 그러나 영화 <기계>는 사양하지 마시라.


BISFF 2014 모퉁이 관객 리뷰단 김은진

https://bit.ly/2sT8vBS 



영화감상
https://bit.ly/2Sfapej

후원현황
0

, , , , ,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