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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와 감독,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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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코모루: 그녀는 누구일까?

감독
유명한 (YU MYUNGHAN)
배우
김미정 안재민 이준경 이보희
시놉시스
사소한 자극도 창작자에게 큰 울림이 된다. 미정은 홀로 집안에서 패트병을 자르고 다시 붙인다. 그녀의 일상은 규칙적이고 통제된 상태로 진행된다. 그녀는 무언가로 부 터 도망치고 방안에 틀어 박혔다. 완벽하고 싶었던 그녀가 도망친 것은 소중했던 관계 그리고 절실 했었던 꿈이다.
영화감상
https://bit.ly/2Uj1Zo5

히키코모루: 그녀는 누구일까?

  

<히키코모루: 그녀는 누구일까?>

미정아,너도 나 말고도 많잖아. 똑같은 거야.

난 그냥 내 시간을 너랑 보내고 싶은 것 뿐이야



 암전 속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작은 방을 밝혀 주는 것은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한줄기 빛이다. 미정이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키면 그녀의 일과는 시작된다. 10분의 짧은 러닝타임 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도는 충분하다. <히키코모루>는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대화 소리, 그리고 검은 화면 위로 떠오르는 자막들이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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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화면 위로 떠오르는 글씨들은 미정의 생각 일까 아니면 창작 일까? 언뜻 본 미정은 외부의 자극에 로봇처럼 반응 하기만 하는,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에 억지로 알람 소리에 맞춰 하루 일과를 진행하고 하루의 규칙들을 정해 활동하는 사람인 것만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반대의 생각이 계속해서 튀어나온다. 이 모든 행위들이 그녀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것. 암울한 상황에서도 알람 까지 맞춰가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질서와 균형을 지켜나가려고 발악하는 것이 아닐까. 미정은 페트병을 자르고 붙이길 반복한다. 이러 행위는 그녀에게 어떤 의미일까? 페트병 속에는 물이 들어있다. 흔히“물”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생명을 연상 짓는 사람들이 많다. “물=삶의 활력” 공식처럼 말이다. 미정은 어떻게든 그것들을 붙잡으려 하고 있다. 쉴 틈 없이 잘려 나가려 하지만 어떻게든 붙여나가는 것이다. 미정은 히키코모루가 아니다. 그녀는 정해진 시간 예정된 방문인 “초밥 배달”로 인해 균형감을 회복한다고 한다. 균형을 잃고 싶지 않다. 이것이 미정의 진짜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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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제목에 대해 언급해볼 수 있다. 히키코모리의 사전적 정의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 “히키코모루”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조차도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단편영화에서 연출자의 의도가 담기지 않은 부분은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히키코모리가 아닌 히키코모루이다. 언제든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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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상처는 무엇일까? 대사 한 마디 없는 영화에서 관객이 이 영화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와 화면 위로 떠오르는 자막이다. 대화 소리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비정상적인 집착을 하고 있다. “나랑만 놀아야 해”, “다른 사람한테도 이러면 죽여버릴 거야” 등의 것들. 또 다른 상대방은 견디지 못해 지쳐가며 결국은 등을 돌린다. “내가 네 소유물 이야? 우리 연인 이야, 이게 말이 되?” 그럼 상대방은 반박한다. 난 그냥 내 시간을 너와 함께 하고 싶은 것 뿐이라고. 미정은 상대방에게 집착하는 쪽이 아니 였을까? 표현방식에 문제가 있었지만 미정은 상대방에게 온전히 자신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녀가 생각하는 기준에 항상 부족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감정 표현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고 결국은 돌아서게 만든다.

  

미정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고 그만큼 불안하며 깨지기 쉬운 존재다.하지만 어떻게든 견디며, 붙잡아 보려 한다. 그리고 결국 하나로 완성이 된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대화의 수위가 강해질수록 그녀의 안정을 유지시켜 주는 것만 같은 물병은 흔들리고 넘치고 넘어지지만. 자신의 얼굴을 때리며 자해를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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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트북 마저 망가지고 오프닝에서 들렸던 것과 같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미정은 커튼 사이로 작게 보이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소리에 맞춰 고개를 돌린다. 이제껏 보았던 그녀의 표정들 중 가장 살아있는 표정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진다. 말없이 화면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숨죽인 채 빠져 든다. 자신을 구해줄 사람을 기다렸던 것만 같은 미정을 보고 있으면  손을 건네주고 싶다. 나와 같이 밖으로 나가자고. 


리뷰 박채은 codms73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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