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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와 감독,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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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코모루> 류명한 감독, 김미정 배우 인터뷰

감독
유명한 (YU MYUNGHAN)
배우
김미정 안재민 이준경 이보희
시놉시스
사소한 자극도 창작자에게 큰 울림이 된다. 미정은 홀로 집안에서 패트병을 자르고 다시 붙인다. 그녀의 일상은 규칙적이고 통제된 상태로 진행된다.
영화감상
https://bit.ly/2Uj1Zo5

<히키코모루> 류명한 감독, 김미정 배우 인터뷰


이야기보다는 인물에 중점을 두고, 볼거리 영상미보다는 신경증적인 심리 묘사로서 승부를 건 실험적인 단편 <히키코모루>는 나에게 여러 의미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첫째로 아직까지 전통적인 기승전결 이야기구조에 치중되어 있는 국내 독립영화계에서 이런 설치-영상미술 작품같은 실험에 계속 도전하는 작가주의적인 젊은 감독이 있다는 기쁨이었다. 그러나 둘째로는 우울감이었는데, 암시적인 과거 연인의 폭력으로 관계의 공포에 시달려, 나가고 싶지 않을 뿐더러 나갈 수 없는 닫힌 공간과 신경을 찌르는 사운드로서 무간 지옥에 빠진 주인공의 모습이 현대인의 초상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실험성과 날카로운 시사성을 겸비한 류명한 감독과 이에 용감히 도전해 섬세하면서 역동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미정을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그들의 젊고 불타는 열정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밝은 미소와 여유로운 유머로 맞아주었다. 그렇게 작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배우와의 아이디어 공유와 자신의 강박을 바탕으로 나름의 세계를 만들어낸 류 감독과 밝고 소녀 같지만 그 뒤엔 보다 농후한 준비력와 문학적 감성이 있는 김미정 배우와의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대화가 즐거웠던 큰 이유는 (영화부터도 그렇고)나와도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 주인공만큼 지독한 강박증에 시달려 힘들어 하고 있는데다 문학과 실험예술을 좋아하여 남몰래 만들고 써보며 시도했던 입장에서 이 감독과 배우는 물론 영화 속의 수수께끼 같은 주인공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놀라운 지점은, 4편의 작품을 함께한 감독과 배우로서 둘이 서로 예술관이 통하고 그만큼 서로를 잘 이해해주며, 질문에 대한 답변도 마치 둘이 서로 한 몸인 듯 서로 대답을 보완해주고 깜빡 잊었던 이야기를 보충해 주며 완벽한 촬영 비하인드 서사시를 정리해주었다. 앞으로 이 콤비가 팀 버튼과 조니 뎁, 봉준호와 송강호, 혹은 폴 토마스 앤더슨과 줄리안 무어와 같은 명콤비로 계속 나가 더 도전적인 영화들을 계속 만들어 주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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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류명한 감독(이하 ‘류’) : 안녕하세요? <히키코모루>를 연출한 류명한이라 합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비전공자로서(웃음) 어릴 적부터 옛날부터 일기쓰기를 좋아하였고 그렇게 자기 이야기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던 것이 영화로 이어지게 되었고, 그를 하다보니까 이런 자리까지 오게 되어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웃음) 이렇게 인터뷰 자리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미정 배우(이하 ‘김’) : 안녕하세요? 저는 <히키코모루>에서 주인공 미정 역을 맡은 배우 김미정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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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한 감독 질문



2. 영화를 구상하시게 된 계기는?


-한 동안 영화를 그만두고 직장을 다니고 있던 시절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 카페를 보게 된 적이 있었어요. 백지 전체에 낙서하고 나서 다시 지우는 등 알 수 없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얘기들을 듣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페트병을 자르고 다시 붙이는 취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흥미로워 과연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고, 또 마침 당시 회사를 다니면서 혼자 자취집 생활을 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그 둘의 영향에서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습니다.


3. 김미정 배우 캐스팅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일단 주인공이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면서 그 역할로 3년 전부터 세 편의 작품들을 같이 해 온 친구이기도 한 김미정 배우가 먼저 떠올라 바로 전화해 출연을 제의하였습니다. 그때 당시가 아직 시나리오를 쓰기 전이었는데, 그에 앞서 김미정 배우에게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여쭤보면서 일기장을 하루 써서 보내달라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렇게 배우님께서 일기를 써 보내주신 일기를 읽어보면서 바로 느낌이 딱 맞아 캐스팅을 결하게 되었고, 배우님도 흔쾌히 출연해 주셨습니다.



4. 촬영 장소는 어디서 어떻게 섭외하였는지?


-처음에 쓴 초고는 당시 살던 집 구조를 반영해 비슷한 공간이면서, 가능한 배우부터 스텝들까지 쉽게 오갈 수 있게 모두 사이의 근처에 있는 곳으로 유료대여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첫 번째 촬영을 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집에 마가 끼었는지, 장비에 창문이 깨지고 벽에 기스가 가는 등 사고가 연속되어 조연출이자 편집감독이었던 정혜진님께서 아는 지인 집 추천해주시고 무료로 대여해 거기서 촬영을 새로 시작하였습니다. 거기서도 역시 작은 사고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끝내 촬영을 완료하였습니다.



5. 앞서 독특한 취미를 가진 이들 모임 카페에 다른 이야기들도 있을텐데, 그 가운데 플라스틱 물통을 계속 오리고 붙이는 이야기를 선택하셨는데 그를 선택하신 이유와 그에서 따온 주인공이 작품 활동이라는 이유로 다시 붙인 물통들을 나열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설정에 의도가 있었는지?


-저 혼자 들었던 생각이지만, 카페의 다른 이야기들 가운데 그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갔었습니다. ‘왜 잘랐다 다시 붙일까?’, ‘다시 붙일 걸 왜 자를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 생각해 보다 보니 ‘이를 고치고 싶다’, ‘이 고칠 수 없는 것을 고치고 싶다’는 심리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행동이 뭔가 비어있는 시간을 메우고 싶어 하는 행동으로 보였고, 그것이 뭔가 제 자신과 왠지 비슷해 보인다고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에서 끌리면서 동시에 그 행동이 뭔가 과거에 얽매어 있는 것처럼도 느껴졌고, 그렇게 이어진 생각으로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여쭤 봐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혹시 감독님도 똑같이 강박이 있으신지?) 네, 사실 저 역시 있습니다. 결벽도 살짝 있기도 하고요. 강박의 경우 제가 둔 물건은 그 위치가 변하면 안돼요. 딱 그 자리 그대로 두길 선호하고 다른 사람이 물건의 위치를 옮기면 제가 다시 원위치 시키곤 합니다. 물론 그래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자기가 놓는 위치가 편하다 느껴 다른 사람이 옮기면 불편해하곤 합니다. 결벽의 경우도 싫어하는 물체가 닿는 경우도 싫어하곤 합니다.



6. 인물의 혼란과 감정에 집중하고자 클로즈업과 빠른 몽타쥬 편집을 인용하였는데, 그 의도와 레퍼런스 삼은 작품이 있었다면?


-레퍼런스를 딱히 어떤 걸 참조한 건 없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경우 편집의 호흡을 빠르게 하는 동시에 편집이 정밀하게 이뤄지도록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 예로 테이프를 피고 자르는 클로즈업들이 정확하게 이어지는 걸 보실 수 있으셨을 텐데, 그렇게 강박적인 인물을 그리면서 영상 역시 그 인물의 캐릭터성과 동일화하여 보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편집 호흡 경우는, 사실 이 인물이 감정을 드러나기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그를 주변 벽 너머에서의 사운드와 편집으로 대신하는 주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로써의 편집이 일부러 작위적인 느낌이 나도록 하고자 방 안에서 미정이 보는 시선이나 행동반경을 정해 놓으며 촬영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미정이 보는 시각이 딱 한 곳에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클로즈업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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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또 다른 인상적인 연출로 주인공 혼란에 맞춰 높낮이가 달라지는 다양한 사운드입니다. 그 연출에서 인상적이었는데 그 의도와 녹음제작과정 이야기 부탁드립니다(+정혜진 편집감독, 이성록 사운드디자인)


-사실 편집을 맡은 정혜진 조연출께서 원래 연출전공이 아니라 해 볼 기회가 없어왔는데, 이번 기회에 처음 시도해 보시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가르쳐 드리며 편집을 담당해 주셨는데, 몇주 동안 피드백 끝에 편집을 완료해 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편집을 끝났음에도 사운드 후시녹음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편집이 완성된 후에 녹음을 얹었습니다. 그 때 이성록 사운드 디자이너를 만나 미팅을 하면서 소리가 뒤얽히는 느낌으로 컨셉을 잡고 그로 사운드 디자인을 주문해 드렸습니다. 


시각은 강박적 느낌을 표현하고 있고 청각은 미정의 혼란스런 상상으로서 나눠 표현고자 하면서, 청각적인 부분에서 비록 어려우나 최대한 조금이라도 의도를 드러내고자 떠올리기 싫은 상상의 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기계음을 녹음해 변조하는 작업으로 시도하였습니다. 그렇게 환풍기에서도 높낮이가 급격히 달라지는 전자음이 들어가는 식으로 되었고, 사실 환풍기도 애초 시나리오에서 큰 역할로 잡아 묘사하였습니다. 


미정이가 강박이 있어 냄새에도 예민한 성격이기에 그가 시청각적으로도 거슬림을 보여주기를 의도했지만, 영화에서는 정확히 표현이 잘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청각적인 것 모두가 미정에게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괴롭히는 것을 연출하였습니다. 이 경우에는 레퍼런스가 있었는데,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인히어런트 바이스> 마지막에서 마약에 취한 호아킨 피닉스에게 말하는 조쉬 브롤린의 육성이 기계음으로 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육성은 현실이고 기계음은 환각상태임을 영화적 문법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에서의 영감으로 실제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와 그 소리로 인해서 상상을 일으키는 순간을 청각적으로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완성된 기계음은 어떤 과정으로 녹음되었는지?) 이성록 사운드 디자이너님께 <인히어런트 바이스>를 레퍼런스로 보여 드리면서 이와 같이 주문해 드렸고 디자이너님도 육성을 디지털처리 변조시키는 작업을 통해 기계음처럼 만들었습니다. 그 외 방 바깥 대화 소리를 녹음해주신 (크레딧에 명시된)성우들의 같은 대사를 녹음한 것을 피치를 바꿔 역시 기계음처럼 바꾼 뒤 함께 섞어낸 소리도 만들어 삽입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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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영화는 은연중 (최근에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이트 폭력에 대한 메세지가 드러납니다. 그를 의도하시고 영화에 넣으셨는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으셨는지?


-사실 초기에 시나리오 구상 단계에서도 데이트 폭력이 큰 주제로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완성된 영화처럼 1인극이 아닌 2인, 3인극으로  썼었으나, 오히려 이야기나 주제를 흐린다고 판단해 그냥 1인 극으로 바꾸며 미정의 안 좋은 기억으로만 남기며 비중을 축약하였습니다. 


그래서 대신 암시적으로 표현하였는데, 마침 커플끼리 다투는 대사가 나타날 때 기계음이 함께 섞여 나오면서 공포스럽게 느끼도록 연출하였습니다. 일단 그렇게 애초부터 데이트 폭력이 영화의 메인 주제로 잡고 있었습니다. (혹시 시나리오 쓰실 당시 영향이 있으셨는지? 일단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셨을 때가 언제였나요?) 2018년도 5월부터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당시라면 마침 몰카 및 미투 운동 이슈가 들끓고 있던 상황이었네요.) 아~ 그렇다면 아마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관심 없는 척해도 자연스레 무의식적으로 시나리오에 반영되었을 겁니다. (웃음)




9. 촬영장비 및 편집은 어떤 것으로 하셨나요?


-블랙매직 포켓 시네마 카메라(Blackmagic Pocket Cinema Camera 4K)에 텅스텐 조명 하나로만 메인으로 촬영하였지만, 필요한 부분에서는 알라딘 LED도 동원하며 작업하였습니다. 편집은 편집감독님께서 프리미어로 편집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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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배우 질문



10. 시나리오를 받고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읽고 영화가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독님께 이게 무슨 내용이냐고 자주 여쭤 보았고 하나하나 설명 받아 이해해 가면서 점차 저도 이러저러 아이디어와 설정 추가를 제안해보고 감독님도 받아주셨습니다. 그렇게 캐릭터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으면서 구체화 해 나갔습니다. 물론 어려웠지만요. (웃음)



11. 혼자 상대방 없이 반복작업만 하는 연기였다는 점에서 어떤 감정을 갖고 연기하셨는지?


-오히려 상대방이 없어 오히려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가 있으며 서로 맞춰봐야 하는 작업이 먼저 필요한데, 이번은 혼자 스스로 준비하고 감독님께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으면 되는 거니, 상대방이 없어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평소 저도 자주 집에서 보내기를 선호하고 감독님도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이야기에 저도 공감이 갔었고, 또 영화 속에서 노트북에 타이핑하는 클로즈업 장면이 있는데 그 타이핑되는 문장들이 제가 일기에서 썼던 글들을 그래도 옮긴 것이었습니다. 


또 촬영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제공해드리기도 하였는데, 잡아 놓았던 아이디어에서 페트병을 놓고 대칭 맞춰 보는 점과 영화 결말에서 저 자신을 때리며 자해하는 장면이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들이었습니다. (류 : 마침 그렇게 강박이 있는 캐릭터다보니 강박적인 아이디어들을 많이 내주었는데, 그럼에도 실제로 찍었음에도 편집에서 삭제한 장면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 결말을 찍을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자해하는 샷과 자해하지 않는 샷을 동시에 찍어놓아 편집하는 과정에서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완성본에서는 자해하는 걸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류 : 글로 봤을 때와 촬영으로 직접 보았을 때, 즉 눈으로 보는 것과 상상만으로 볼 때는 서로가 정말 다릅니다. 그런데 제가 걱정했던 점은 그 자해하는 장면이 글로만 있었다면 너무 과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실제 결말 장면을 찍어보니까 에너지가 부족하다 판단하여 자해 장면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강박을 망친 것에 대한 자책이 있을 것이 때문에 실제로 보니까 처음 걱정과 달리 필요하다고 판단 내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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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각자 헤어 및 의상 준비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류 : 앞서 말씀드린 김미정 배우께 일기장을 써 보내 달라 연락할 때 셀카도 찍어 함께 보내 달라 부탁하습니다. 그래서 받아 본 결과 바로 원하던 그 이미지였습니다. 그에서 영감을 받으면서 시나리오가 써지기 시작학기도 하였구요. (웃음) 헤어도 그 사진 속 헤어가 맘에 들어 자르지 말고 그대로 하라고 배우님께 주문하면서 결정되었습니다. 문제는 의상이었는데, 의상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기에 대신 김미정 배우와 작업한 적 있는 친구와 조연출이 배우님과 함께 직접 준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여성 캐릭터 의상 설정이다 보니 아무래도 여자끼리 결정하는 게 좋을 거다 생각해 맡겨보았고 또 미술감독과도 함께 논의하며 제가 그 결정에 확인만 하는 식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괜찮은 의상 선택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김 : 처음에 의상으로 원피스를 받았었는데 미술감독님께서 보시고는 다소 섹시한 컨셉으로 보여 아니라고 판단하셔서 새로 찾은 결과 스웨터로 결정하고, 희색으로 선택한 이유는 강박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결정하였습니다. 헤어스타일도 당시 제가 숏컷을 했다가 다듬지 않고 기르고 있던 참이었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사진을 보내 달라 하셔서 대강 그 셀카를 찍어 보내드렸더니 마음에 들어 하시며 그 헤어로 가게 되었습니다. 


얼굴도 사실 생얼로 스스로 하여 일부로 생얼처럼 보이게 분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류 :메이크업을 해야 한다 하더라도 비용이 없어 메이크업을 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웃음) 얼굴이 초췌하길 원하였는데, 마침 김미정 배우께서 워낙 얼굴이 하얀 편이라 별다른 메이크업은 없었습니다. 물론 캐릭터도 집에서만 있고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으니 화장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였습니다.) 행동 면에서는 딱히 습관이 나오거나 하는 부분이 없었지만, 고개가 항상 땅을 보도록 하였고 힘도 없어 보이게 해보았습니다. 


(류 : 같이 캐릭터 구상에 있어 그의 배경적 지식을 마인드 맵처럼 짜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영화 속 미정이 각을 맞출 것 같다 얘기도 나왔고, 또 촬영감독께서도 물을 입 안대고 마실 거라 아이디어들을 주셨습니다.) 워낙 몸의 텐션 자체가 시체 같은 느낌으로 잡았는데, 그만큼 삶이 즐겁지 않고 수동적인 느낌으로서, 걸을 때도 시체가 걸어 다니는 느낌으로 연기하였습니다. 굳이 그렇게 해야겠다 해서 결정한 것들은 아니었지만, 그 인물을 생각하고 행동하다 보니 나온 결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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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결국 영화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이야기든 영화 주인공 개인만의 이야기든)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다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대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 대해 힘들어 하며 포기하거나 강압적으로 혹은 인문학 교육을 인용하거나 제도 등을 만들어 통제하려 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는 시점인데, 이런 관계의 문제에 대해 각자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혹은 영화 속 미정에게 얘기 해주고 싶은 의견이 있으시다면?


-류 : 적어도 저는 누구든지 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절대 해당되지 않겠지’라고 함부로 생각하지 않고 항상 자각을 해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비록 제도적인 부분이나 심리적 치료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만일 감독님께서 그런 상처를 앓고 있는 영화 속 미정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일단 제 영화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세지의 뉘앙스를 지니고 있잖아요. 결국 사실 모든 집 안에서 일어나는 미정의 괴로움이 집에만 있기 때문인 것이지만, 물론 그게 무서워 밖으로 나가지 않는 건데 오히려 집 안에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든 부딪히면서 해결한다 생각합니다. 물론 그가 어려울 테고, 이렇게 제3자 입장에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당사자가 되면 답인 줄 알면서 못 나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영화 속 옆 방 대화 사운드에서 남자여자 관계도 있지만 중간에 여자여자 관계도 나타나 있는데, 그 이유가 있는 성별을 구분하며 연인이라 뉘앙스를 풍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관계였든 간에 만일 사람이 상징화된 존재라면 내가 동경해왔고 그만큼 혈기왕성하게 쟁취해온 꿈이라면, 그에 대한 그리움일 수 있을텐데 그럼에도 사람들이 꿈을 쉽게 포기하는 이유가 다 있을 겁니다. 그렇게 혈기왕성해 했음에도 다시 도전하기 무서워 할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에는 모두 해봐야 된다는 답을 알고 있지만, 결국에는 못하고 포기하는 마는 거죠.



-김 : 해결 방법이라 하면 사실 이렇다 할 수 있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과 친해지고 좋아 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아무래도 타인이랑 관계가, 나를 죽이고 타인에게 맞춰주려 하면서 오는 스트레스만 많으니, 그러기보다는 내가 타인을 맞추려 하는 만큼 나 자신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그러다 보면 떠나는 관계에서는 미련을 갖지 않거나 붙잡고자 하는 관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거나 그럼에도 떠난다면 자신은 최선을 다했었다고 받아 들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마침 배우로서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그렇고 제 자신을 알아야겠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만일 데이트 폭력을 당했더라도 자신을 정말 소중히 한다면 이를 바로 포기해야 될 관계이고 그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임을 알거예요. 이 사람이 떠날 까봐 무서운데 초점을 두고 있어, 자기는 끊어야 할 걸 아는 데도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는 거잖아요? 결국 자기 자신에게 초점이 와야 할 거예요. 그러면은 상처도 털어내는 것도 다 빠를 테니까요. 제가 미정에게 가장 공감이 가는 점이 모든 사람이 다 안에 갖고 있는 모습이 이라는 점이고 그 점에서 역시 모두가 공감이 갈 텐데, 그렇게 나오고 싶을 때 나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강요할 수도 없는 거니까.


(류 : 나오라고 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니. / 김 : 꼭 언제 나와야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 인터뷰 : 그래도 제안해 볼 수는 있겠죠. 작품으로 말씀하신 것처럼요. / 류 : 일단 그렇게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뉘앙스로 마무리 지었죠. 김 :나왔다가 다시 들어갈 지도 모르죠. (웃음) 류 : 한 번 나오면 다시 나올 수도 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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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류명한, 김미정)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부탁 드립니다. 


-류 : 솔직히 표현하자면, 이제까지 해 본 것 중 정말 집에 돌아가고 싶다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없는 촬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대사도 없이 액션이 반복되는 촬영이었던 데다, 마침 가장 더웠던 작년 8월이었는데 사운드가 들어가지 않도록 에어컨도 틀지 못하여 모두가 또 촬영분위기도 금방 지치곤 하였습니다. 그만큼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심지어 촬영 분량도 예상보다 많이 밀리게 되어서 결국 미완성 촬영분으로 편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가 느껴지지 않게 영화는 잘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웃음) 사운드와 편집의 경우는 예상대로 잘 되었고, 사운드 경우는 시간이 넉넉해 예상대로 만들어 질 수 있으니까. 그래도 편집할 때 예상분량이 빠진 게 많아서 그 점이 사실 아쉽습니다. 정말 중요한 장면들도 많아 그까지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고...... 그래서 다신 이런 류의 영화를 안 찍기로 하였고...... (웃음) 일단은, 그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크게 싸움 없이 끝냈다는 점일 겁니다. 오히려 더 돈독해지게 되었죠. (웃음) 


-김 : (감독 혼자 밥을 안 먹는)영화 속에서 제가 초밥을 배달 받아 먹는 장면이 있는데, 마침 예산상 다른 스텝분들께서 밥을 잘 못 드시는 참에 눈치가 보였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초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분들께서는 밥도 못 드신 상황에서 촬영을 계속해나가야 했었던 점에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웃음) 또 눈치가 보였던 순간이, 중간에 집주인께서 촬영 현장을 보러 오셨는데 하필 그 때 짐을 옳기다 천장에 기스가 나버렸습니다. 그 때 제가 역할에 몰입하던 중이었는데 그를 보고 오히려 눈치가 보였던 적이 기억납니다. (웃음) 감독님과 저와는 크게 트러블 날 일이 굳이 없었고, 전작들부터 이번 작품사전 작업까지 해와서 그렇겠지만, 워낙 현장이 바쁘고 그만큼 좋은 에피소드들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웃음)



15. (류명한, 김미정)각자 롤모델로 삼는 존경하는 감독, 배우가 있다면?

-류 : 정말 좋아하는 감독이자 그의 영화를 따라 하고자 하는 감독이 있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으로 그 감독이 쓴 시나리오 다 찾아 읽어보고 영화도 몇 십 번 보곤 할 정도로 좋아합니다. 그래도 롤모델까진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의 영화들 모두 자기 마음대로 작가주의적인 면을 정말 좋아해요. 기존의 상업 영화 감독들보다 색깔이 뚜렷하고, 캐릭터들도 재밌고, 어떻게 저런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들며, 저도 항상 영화 만들때 캐릭터를 먼저 생각해 출발하는 점을 그에게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롤모델 맞는 것 같네요. (웃음)


-김 : 롤모델이라 하면...... 이 사람처럼 그대로 되고 싶다는 걸 텐데, 굳이 그렇게까지는 부담스러운데, 왜냐하면 존경할만한 배우라 하면 너무 많거든요. 저는 현재 스스로 연기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인데, 나중에 제가 나이가 들어서도 그대로 명확한 신념을 가지고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나중에도 이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도 계속 그 초심을 잃지 않도록요. 그런 점에서, 미래 시제에서의 롤모델은 과거의 제 자신이라고 해도 될지? (웃음)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 감사드립니다.) 물론 미래에 신념이 바뀔 수도 있으나 물질적인 거나 다른 데를 먼저 쫓지 않고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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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씨네허브 플랫폼에 대한 의견 부탁 드립니다.


-류 : 이렇게 인터뷰 할 기회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씨네허브에 작품을 제출하는 게 상영되는 것인지 처음에 몰랐었는데, 올해 1월 <히키코모루>를 영화제들에 제출하던 중에 그 공모 목록 중에 씨네허브가 있어 공모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상영을 하게 되며 예고편도 처음 만들어 보게 되었는데,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어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기도 합니다. 모바일에 어플이 있는 왓챠, 넷플렉스 등 다른 플랫폼들과 비교했을 때 결정적인 약점이 쉽게 보거나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 앞의 플랫폼들이 모바일 어플이 있어 이용이 편하여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씨네허브도 단편영화 플랫폼 앱으로서 접속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거라 생각해 부탁 드리는 바입니다.


-김 : 저는 사실 류명한 감독 님께서 얘기해주셔서 씨네허브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일단 정말 좋다고 느꼈던 게 단편영화들이 제작되는데 비해서 볼 수 있는 경로가 큰 국제영화제에서 상 받아 초청되는 것 외엔 거의 볼 방법 외엔 사실상 얹잖아요? 저도 그런 영화들을 보고 싶기도 했는데, 상영되는 것도 영화관에 가야 되기도 하고 많이 홍보가 되지 않기도 하여 어려우던 참에 사이트를 보니, 비록 감독님 말씀대로 앱이 있으면 접근성이 더 좋겠지만, 그래도 인터넷이니 누구나 다 방문할 수 있으니까 좋다고 느꼈습니다. 또 보니 외국 작품들도 많이 오고, 장르도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하게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정말 앱을 통하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되고 입지도 높아지게 되면 씨네허브에서도 영화제를 개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도 들며 기대하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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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차기 계획과 함께 마지막 인사


-류 : 원래 이번 달에 촬영하고자 했던 차기작 계획이 있는데, 현재 다시 시나리오 수정 작업 중에 있습니다. 단편영화를 계속하고자 하고 장편도 해보고 싶고...... 무엇보다 난생 처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씨네허브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김 : 저도 감사드리고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또 이렇게 인터뷰 할 수 있도록 계속 열심히 연기하고, 앞으로 또 이렇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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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 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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