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 허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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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채색> 공허함, 허무함

감독
방윤미 (Yoon mi Bang)
배우
이주명
시놉시스
세탁기 속 옷감들이 바쁘게 돌아간다. 이 사회가 원하는 페르소나가 엉키고 엉켜있는 내부를 들여다보는 주인공의 눈. 훔쳐 입은 옷을 몸에 두른 채, 목적지 없이 길을 헤매는 주인공은 이 시대 현대인을 투영하고 있다.
리뷰
하얀그림자 영화감독 정태성

공허함, 허무함, 외로움에 어울리는 허상


미채색의 주인공인 위장하기 위하여 군복이나 비행기, 전차, 건물 따위에 여러 가지 색을 불규칙하게 잘하여 다른 물체와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 색을 말한다. 영화 <미채색> 극도로 자존심이 낮은 주인공이 실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대신 자신이 만든 가면을 쓰거나, 남의 세탁물을 훔쳐, 자기를 동기화하여 이상화된 나를 만남으로써 빈 공허함이나 좌절되는 허무함, 세상에 떨어져 있는 외로움 등을 달래고 하는 허위성 (가장성) 인격 장애 증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험적, 독창적 비주얼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심리를 표현하고 있는 단편영화이다. 

 

영화는 암전에서 윙! 윙 돌아가는 빨래방 세탁기에서 시작한다. 한 여자가 밖에서 누군가를 훔쳐보고, 그 여자가 잠시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에 그 여자는 빨래방 세탁기에서 나간 여자의 빨래 훔쳐 가방에 담는다. 또 재활용함에 들어 있는 옷을 훔쳐서 입기도 한다. 그리고 식당에 가는데, 자신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 중 속 그녀는 정신없는 불빛과 소음 속에서 더 큰 공허함을 느낀다. 그녀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자신에게 맞는 옷을 발견하게 될까?

 

영화<미채색>는 몹시 어렵고 감각적이고, 색채 적이며 다원화된 영화이다.

주인공의 눈으로 훔쳐 입은 옷을 몸에 두른 채, 목적지 없이 길을 헤매는 주인공은 이 시대 현대인을 투영하고 있다. 타인의 이미지를 투영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보려 하지만, 사실상 사람들은 자신을 어떻게 비출지에 대해 고민할 뿐, 남들이 어떻게 비치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에게 몰두할 뿐이다.

이는 단순히 흉내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보인다. 가난해서 훔친다고 보기보다는 선망하는 대상의 차림새, 태도 등을 카피함으로써 자신과 그 대상을 동일시하는 심리로 이는 열등감을 피하고자 타인의 바람직한 특성을 마치 자신의 것인 듯 끌어들여 심리적 안정을 얻고자 하는 욕구를 보여줄 뿐이다.

 

방윤미 감독은 빨래방에서 남의 옷을 훔쳐 입는 주인공 여자를 통해 내면을 다스리는 것은 사치이고, 외관을 가꾸는 것은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속 빈 강정, 모방품만 만들어내는 꼴인데 사회가 원하는 이미지는 우리의 삶에 너무 깊게 침투해서, 그 이미지에 들어맞지 않는 이들에게는 열등감은 불안함을 여러 가지 색채감으로 영상을 투영시키고 있다. 주인공은 자신을 스스로 다듬는 데만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진짜 자신의 모습은 사라지고, 가짜 자기의 실체만 마주한다. 나라는 존재가 불안하면 항상 남을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체성을 외면하는 일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으며, 더 큰 허상과 공허함을 불러일으키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정보 전달이 너무 미흡하여서, 여러 번 봐야 방윤미 감독의 뜻을 알 수 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어려운 만큼 재미도 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또한 이 영화의 묘미다. 코로나로 하루하루가 불안한 느낌의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미채색>의 주인공처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얀 그림자 영화작가감독 정태성


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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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이강민 2020.12.31 03:14  
리뷰 잘 봤습니다
후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