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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버블걸(Bubble Girl)

감독
송지연 (Jiyeon Song)
시놉시스
뉴욕의 한 외톨이 어학연수생, 송이는 방을 구하는 척하며 집들을 보러다니며 그녀가 기억하고 싶은 물건들을 하나씩 훔쳐와 그녀의 서랍장에 보관한다. 그러던 어느날 방문한 한 집에서 뜻밖의 저녁초대에 응하게 되는데…
영화감상
http://bit.ly/2twneUv

 

 

영단어 "버블걸"(Bubble Girl)은 자기 만의 작은 세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을 가진 소녀를 뜻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는 소녀를 뜻하기도 한다. 송지연 감독의 영화 "버블걸"은 이미 제목에서 의도했던 많은 부분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는 젊은 한국인 어학원생이 뉴욕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살아가려는 정착기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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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부분에 등장하는 소품들과 방안의 독특한 구성은 그녀만의 작은 세계가 있다는 걸 암시한다. 별로 어울리지 않는 소품들이 어떻게 이 작은 방에 가득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주요 이야기다. 그 후 뉴욕의 도시풍경에서 버블걸 혼자만 적응하지 못하고 쓸쓸해하는 모습을 비춰추면서 그녀의 바램도 암시한다. 탁트인 공원에서조차 어딘가 자유롭다기보다 소외된 느낌 - 어딘가에서 떠나왔지만,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해,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되 들어가지 못해 끼어있는 상태 - 을 해소하고 싶어하는 소녀의 감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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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가득한 어학원에서조차 홀로 떠도는 버블걸은 공중댄서(?), 게이같은 한국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가며 그들의 물건들을 한개씩 가져온다. 그 후 길거리에서 책을 파는 청년에게서 주머니에 돌을 넣고 물 속에서 자살한 여성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얘기를 듣는다. 불안함이 더 그녀를 잠식하지만, 별다른 타개책은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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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방문한 집에서 평범한 서양인을 만나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될 것 같았지만, 남의 물건을 가져와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구축하려는 습관으로 인해 도망쳐 나온다. 전철 플랫폼에서 그녀는 자신의 현재 모습을 심각하게 반성하고 고민한다. 전철의 심한 소음만큼이나 스스로의 모습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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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걸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방을 채운 물건들을 만져본다. 그동안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줬다고 생각된던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하나씩 호수에 흘려 보낸다. 호감을 가졌던 남자의 물건도 떠나 보낸다. 일렁이는 호수에 반사된 그녀의 모습으로 아직 버블걸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지만,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버리지 못하는 한은 다른 세상, 새로운 세계에 온전히 뛰어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만큼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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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걸을 품고 있던 거품을 깨뜨린 건 스스로의 성찰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침입도 아닌 따뜻한 햇살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뉴욕 사람들이 보기보다 차갑거나 낯선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주치게 됨으로써 그녀를 둘러싼 거품이 서서히 얇아지다 어느 순간 톡 터져버린 것이다. 버블걸 스스로는 아프겠지만, 그리 큰 고통은 아니다. 따뜻한 햇살과 졸졸 흐르는 호수 그리고 작은 바위에 앉아 쉬어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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