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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REVIEW

단편 피해자 감상후기

http://www.cinehubkorea.com/bbs/board.php?bo_table=bbs01&wr_id=523

 

실험영화는 흥미로운 장르지만,

그 독특성만큼 찾아보기가 매우 힘든

장르이기도 하다.

영화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이요,

기껏 찾을 수 있는 곳은 현대미술관 등에서

비디오 아트로 상영되는 작품들에 

한 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형식파괴적이기도 한 점도 있고,

영화가 상대적으로 가장 상업적인 예술이라는 점에서,

스토리보다는 메세지를, 혹은 메세지보다는

각자만의 해석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이가 대중성을 갖는 것은 매우 기적적인 경우이다.

 

단편에서도 대중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은데,

장편에서 대중들의 호응을 받은 경우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이레이져 헤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파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송곳니>와 <랍스터> 등

몇 손가락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상업주의와 대중주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판을 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싶을 정도이다.

그나마 주목받은 경우를 꼽자면,

독재정권에 의해 기록으로서만 확인할 수 있는

현대미술가 김구림이 연출한 실험영화들과

이상일 감독의 2012년 작 <8>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0796)

 

물론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실험영화 장르에 도전하는 젊은 감독들은 있다.

그 점에서 최근에 가장 인상깊었던 사례는

씨네허브를 통해 본 박종혁 감독의

<피해자>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은 다른 실험영화들의 경우처럼 단순하다.

멈추지 않는 시계 소리에 참다 못한 방 안에 갇힌 남자가

시계 소리를 멈추게 하기 위해 시계를 분해하던 끝에

소리가 멈추지 않자, 폭발직전으로 가는 이야기이다.

 

얼핏보면, "이게 무슨 스토리인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도 여타 실험 장르 영화들이 그렇듯,

단순한 스토리 안에 시계를 비롯해 컴퓨터, 공사장, 차도 등

각종 소음에 시달리며 그 소리가 울리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현대 기계사회에서의 현대인들이 느끼는 공포를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비록 영화는 열약한 화질과 단촐하게 연출한 영상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단순함과 흑백의 영상으로

시각적 스펙터클보다는 주인공의 심리에 집중하게 하며,

영상 대신 사운드를 과장되게 강조하면서

영화의 주제인 소리의 공포를 실감나게 표출하고 있다. 

 

그 점에서 심각한 약점을 역이용해

자신만의 메세지를 내보이려 한다는 점에서

감독의 창의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그간의 상업적으로 성공한 실험영화,

저예산 영화, 싸구려 B급 장르영화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악조건의 촬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를 역으로 삼아

관객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소름끼치는 감각을 창출해낸

감독의 창의성과 실험정신이 엿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감독이 다음 작품을 위한 더 놀라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이 또 실험영화든, 조건이 상대적으로 더 풍작한 내러티브 영화든

새로운 창의적인 필름메이킹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느낀다.

 

<8> 이후로 가장 인상깊게 본 우리나라 실험영화라 평하고 싶다.

 

2 Comments
M cinehub 01.09 00:15  
실험영화'8' 이라는 작품이 궁금해 지네요
감상후기 잘 봤습니다.
1 김도영826 01.09 09:43  
앞으로 후기 잘 부탁드립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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