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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후기

한 잔(One Shot, 2013, 코미디, 백영욱 감독) - 주의! 스포일러 있음.

청춘들의 연애문제에서는 시간여행조차도 안중에 없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재밌는 작품이다. 마지막 시간여행자(?)인 여자주인공이 시간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보다 바로 앞의 남자가 자신의 연애관과 인간관계에 대해 간섭하는 것이 더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확인시켜주는 엔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여자는 문제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고 비하하려는 뜻으로 해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인물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운명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지 못한다. 운명보다는 사람의 본질은 결국 바뀌지 않는다는 필연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감독의 연출의도를 드러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런 감독의 결정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밌는 코미디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남자든 여자든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살아가는 데 재밌고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반성하면서 조금씩 성장한다고 보는 스타일이다.



영화 "한 잔"은 남녀 간의 애정문제를 바탕으로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적절히 활용해 관객들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톡톡 튀는 유머나 극적인 반전은 잘 보이지 않지만, 현실적이면서 공감가는 대사들과 캐릭터들의 반응들이 소소한 재미를 준다. 돌아보면 딱히 기억나는 장면이 없으면서도 재밌게 봤다고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아마 감독의 현실적인 경험과 업무적으로 들었던 내용들이 그대로 씌여진 게 아닐까 싶다. 그 밖에도 여러 영화적인 부분에서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많은 단편영화들에서 특정 요소 한두가지가 너무 눈에 띄게 부실해서 저평가를 받곤 하는데, "한 잔"의 경우에는 이런 한계를 잘 극복했고, 본래 의도도 잘 살려냈기에 주변에 추천하고픈 영화다.



"한 잔"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최근 몇 년간의 SF적 시간여행 스타일과는 다른 설정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시간여행은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나 운명을 바꾸거려는 노력과 숙명을 증폭시키려고 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시간여행을 특이한 술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는 환타지적 요소로 넣고,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변하지 않는 부분인지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 영화적 재미도 더해주니 일석이조로 활용되고 있다.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백영욱 감독님의 "한 잔" 덕분에 "서울투어"(2015)도 관람했지만, 소포모어 징크스이셨는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화면은 "한 잔"에 비해 화려해졌고, 다루려는 소재나 주제가 무엇인지도 똑같이 명확하지만, 다른 부분들에서 그런 레벨(?)을 유지하지 못했기에 많이 아쉽다.

"한 잔" http://www.cinehubkorea.com/bbs/board.php?bo_table=bbs01&wr_id=142&sfl=wr_subject&stx=%ED%95%9C+%EC%9E%94&sop=and

"서울투어" http://www.cinehubkorea.com/bbs/board.php?bo_table=bbs01&wr_id=675

1 Comments
M cinehub 01.16 04:02  
백영욱 감독의 "한잔" 은 저 역시 제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