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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REVIEW

한마디 (2016)

대부분의 사람은 약점이 있다. 운이 좋으면 굳이 감추려하지 않아도 드러나지 않아 무난하게 살아갈 수 있지만, 불운을 타고난 이들은 감추려해도 감춰지지 않아 패배자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뭔가 하기도 전에 이미 지고있다는 좌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도 정작 드러내고 싶은 속마음은 드러내려고 해도 들어주지 않아 더 힘빠지게 한다. 소년은 소녀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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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는 틱장애를 가진 한 소년의 사랑이야기이면서 성장스토리다. 한 소년이 한 소녀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소박하고 외로운 사랑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계와 약점을 가진채 살아가야 하지만, 남들에게 짓눌리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겠다는 의지의 한마디로 승화되는 것이 이 영화의 극점이다. 

 

소녀의 대답을 듣기 위해 말한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장애보다 자신의 진심을 바라봐 달라고 몸부림치며 속내를 털어놓는 것이다.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어"라는 한마디는 어차피 실패할 사랑에 대한 작은 넋두리를 넘어서서 스스로 진심이 담긴 말을 밖으로 내뱉지 못하면 이후로도 자신의 인생은 전혀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은 무력감을 떨쳐내려는 조용한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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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년을 제대로 받아주지 못하는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은 딱 우리네 모습이다. 자신들의 무력감을 남의 약점에 기대어 감춰두고 더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며 양심은 있다는 듯 외면하는 딱 그 정도의 모습은 엔딩에 등장하는 황량한 풍경만큼이나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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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구성이나 생뚱맞은 장면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모든 걸 덮어줄만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돋보인다. 선생님과 태권도복을 입은 친구의 모습은 딱 적당했고, 주연인 배재형 배우는 내공이 꽤 쌓인 듯한 느낌이었다. 태권도복 친구와의 만남은 전체 구성상 꼭 필요한 장면이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아마 배우의 찌질이 친구 모습을 자연스럽게 살렸기에 편집되지 않고 살아남은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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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아직 어두운 교정을 혼자 걸어가고 있다. 교문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뛰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은 곧 학교를 벗어날 소년의 담담하고 꿋꿋한 모습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소년은 외롭지만 혼자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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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M cinehub 05.30 00:09  
리컨님 리뷰 잘봤습니다.
저역시 공감하는 바입니다.

마지막 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듯 합니다.
단편영화"한마디" 작품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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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리컨 05.30 12:33  
[@cinehub] 그림 수정했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
M cinehub 05.30 14:10  
[@리컨] 수고 많았습니다. 리컨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