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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REVIEW

영화 '도촬,SLR (2013)'을 보고, 사회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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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없는 사회는 없다. 시대가 지나며 범죄의 수법도 다양해졌다. 편의를 위해 발전한 기술이 악용되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봐왔다. 몇 년 전 한국의 50대 평범한 직장인이 20대 여성의 신체를 도촬한 일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그가 3년간 찍은 사진은 무려 2만여 장에 달했다. 이 사건은 평범한 가장이 자신의 딸 뻘인 여성의 신체를 찍어 성욕을 해소하는데 쓴 사건이다. 성욕은 본능이다. 본능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범죄와 연관될 때는 허락받아선 안 된다.

 

영화 도촬,SLR (2013)’은 성욕에 미친 남성과 그의 딸 얘기다. 50대 남성 리암은 여성의 신체를 도촬하고 사이트에 업로드 하는 것이 취미다. 그에게는 이혼 한 아내와 20대 딸 에이미가 있다. 이혼 탓에 딸과 자주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리암은 주말이 되자 에이미를 픽업하여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리암은 컴퓨터에 있는 도촬 사진들을 에이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외장하드에 옮긴다. 그리고 웨딩파티가 담긴 비디오 케이스 속에 숨긴다.

딸과 함께 지만 리암에게는 20대 여성의 도촬 사진이 여전히 성욕해소도구다. 에이미가 다른 곳에 있는 사이, 그는 조용히 사이트에 접속하여 도촬 사진들을 감상한다. 그러다 갑자기 사진을 바라보던 그의 동공이 흔들린다. 자신의 딸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딸에게 말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 그도 여태 다른 이들의 사진을 업로드 해왔기 때문이다. 그에게 신고란 자백이다. 리암은 업로드한 이에게 사진을 내려달라 부탁하지만 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답을 듣는다. 결국 그를 잡기로 결심한다. 범인이 쓰는 카메라를 단서로 추적에 나서기 시작한다. 딸이 도촬 당한 장소에서 그는 범인을 찾아내고 추격에 나선다. 필사적이다. 범인을 잡은 리암은 메모리카드를 뺀 카메라를 부순다.

집에 도착한 리암은 자신이 그 동안 도촬해 온 사진이 담긴 외장하드를 태운다. 외장하드를 태우는 손짓이 거칠다. 일을 마친 후 범인의 메모리 카드가 사라짐을 눈치 챈 그는 딸을 찾는다. 다행히 그녀는 확인하지 않은 눈치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이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 친구 사진을 보여준다. 그는 딸을 위로한다. 하지만 딸이 보여주는 여자의 사진을 보자 그의 동공이 다시 커진다.

 

딸의 도촬범을 잡은 리암은 선인인가. 그는 수많은 여성들의 신체를 도촬해 왔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자신의 딸은 사랑하지만 누군가의 딸은 성적도구로 사용된다. 그는 그녀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하지만 자신의 딸만큼은 다른 누군가의 성적도구나 범죄의 표본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는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자신의 가족이자 사랑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모순된 점이다. 인간은 누구나 똑같고, 동등한 권리를 누린다. 단지 자신과 연관되어있다는 이유로 보호받아야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앞서 말했듯 범죄 없는 사회는 없다. 사실 이 말을 뱉은 이유는 우리 모두 리암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리암이 딸이 아닌 다른 여성을 보며 범죄를 저지르듯, 우리도 다른 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자신과 연관 없는 다른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목 일부인 SLR, 단일 시야로 사회를 쳐다보는 것이다. 그가 자신의 딸은 보호하면서 다른 이들의 사진은 성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과 우리가 가족은 아끼면서 다른 이들이 어떻게 되던 가족만 챙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이 행동이 범죄로 연결되어야만 이 문제를 논할 가치가 생길까. 그렇지 않다. 사회일원으로 살기 때문이다. 사회는 모두가 어우러져 가는 곳이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회는 사회가 아니다. ‘다름을 다르지 않게 만드는 것이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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