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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REVIEW

간호사의 슬픔,Nursed Back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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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이질적인 것들이 존재한다. 자식을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리는 새, 자식을 때리는 부모 등. 그 중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질적인 것의 대표는 죽음을 매일 보는 간호사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내게 간호사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실제로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갔을 때 보았던 많은 간호사들은 환자가 어떤 상황이건 슬픔을 내비치지 않았다. 매우 차가웠다. 시한부 환자를 대할 때의 그들의 태도조차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시한부를 여느 식당에서 손님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게 대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고 해서 특별한 대접도, 표현도 하지 않았다. 기계처럼 대할 뿐이었다. 이것이 내가 봐온 간호사였고 알고 있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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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했던 간호사에 대해 틀을 바꾸게 만든 영화가 있다. ‘간호사의 슬픔,Nursed Back (2017)’이다. 이 영화는 흑인 여성 간호사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그녀의 눈물 한 방울로 막을 올리며, 다시 그녀의 눈물로 막을 내린다. 중간은 간호사 자신이 죽음에 대해 느낀 슬픔과 극복을 몸짓으로 표현하며 진행된다.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현대무용을 통한 예술적 움직임이다.

영화의 총 상영시간은 약 3분가량 된다. 3분은 간호사와 내가 그녀의 슬픔에 대해 30분의 대화를 하는 것보다 큰 의미를 가졌다. 대사 한마디 없이 몸동작과 표정으로만 이루어낸 것이다. 보는 즉시 실험영화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이것이 선사하는 신선함만큼이나 강렬하게 관객에게 메시지가 전달됐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실험영화가 들어야만 하는 조언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영화가 가진 난해함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영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사소통방식이 음성뿐만 아니라 몸짓, 손짓, 눈빛, 옷차림 등처럼 많이 있듯, 영화에 있어서 그리고 영상 자체에 있어서 많은 표현 방식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품이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오겠다. 간호사가 눈물을 흘리는 것에 이질적이라고 느낀 것은 그들에게서 봐온 차가운 모습 때문이다. 그들이 죽음을 앞둔 이들을 대하는 태도 말이다. 도시의 여자처럼 차갑고 딱딱하다. 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한 이들이 운다니... 눈물을 보인다니... 웃긴 얘기다. 그러나 그들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매번 똑같다면, 눈물을 흘리고 슬픔에 잠긴다면, 그들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간호사들이 죽음과 환자에 대해 차갑던 것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태도를 바꾸듯, 그들 역시 그곳에서 버티기 위한 가장 현명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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