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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REVIEW

거친 순수함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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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닭> 리뷰

 

 시종일관 움직이는 영상은 마치 영화 속의 인물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교실의 한가운데, 닭을 든 학생이 있다. 꽥꽥 대며 닭이 울어댄다. 닭을 한 손으로 잡은 '우주'는 다른 한 손에 칼을 꺼내 든다. 그리고 닭의 목을 베어버리겠다고 말한다. 다른 학생들은 이상한 것을 보는 양 멀찍이 떨어져서 수근덕 댄다. 비장한 '우주'의 표정 너머로 과거의 이유가 불러들여진다. 닭은 '우주'가 선생님을 짝사랑하여 가져온 선물이었다. 상당히 괴상하게 되어버린 선물이었다.

 "닭은 새인데 날지를 못해, 병신이잖아요." 닭은 '우주'의 처절한 메타포로 등장한다. 평소에 학급 친구들은 '우주'에게 살갑게 말을 건다. 그러나 닭을 들고 있는 '우주'에게서는 멀리 떨어져서 바라만 본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삼계탕을 위한 닭은 모두를 위협한다. 그가 가져온 날 것 그대로인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선생님에 대한 '우주'의 짝사랑은 교실에서의 살아 있는 닭처럼 그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 

 나아가 '우주'는 닭의 목을 베어버리겠다고 한다. 그것을 막고자 선생님과 반장이 달려든다. 그러나 이를 막아낸 것은 '우주'를 짝사랑하던 '점박이'였다. '점박이'가 대신 피를 흘렸지만 '우주'는 자신의 목에 칼을 가져다 댄다. 어쩌면 닭이 아닌 처음부터 그렇게 할 것처럼 칼을 자신의 목에 둔다. 그리고 '점박이'는 노래를 부른다. 그는 '우주'에게 자신의 깊은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부른다. '우주'가 칼을 내려두고 멋쩍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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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특히나 짝사랑은 거칠고 순수하다. 모양새가 투박하고 정돈되어 있지는 않지만 내용은 하나로 똘똘 뭉쳐있다. '우주'의 닭이 잘 요리된 삼계탕이 아니라 살아 있는 닭인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질투와 배신감, 좌절과 슬픔이 혼재하는 '우주'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 선물은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날 것 그대로의 것들은 타인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일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이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었기에 상황은 더욱 다분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우주'를 감싸 안은 것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점박이'었다.

 <우주의 닭>은 이런 사랑에 대한 믿음을 계속해서 교차시킨다. 상황에 맞춰 오버랩되는 장면과 음향은 '우주'의 이유와 맥락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각각의 인물들이 다른 감정적 방향을 갖고 있지만 모든 과거 교차의 시점은 '우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감정선들과 교차하며 '우주'의 사랑은 변화하고 변형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향하는 '점박이'의 순수한 사랑에 감복한다. 영화의 끝, '우주'가 해맑게 웃는 모습은, 이 앞의 모든 긴장들이 허무할 정도로, 날카로운 모든 것을 감싸 안는 사랑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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