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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후기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2015) 감상후기

2 월드비둘기 6 869 1 0

러브 액츄얼리, 재밌게 잘 봤습니다. 

짧은 단편인데, 두 번의 롱테이크 편집으로 

늘 '엇갈리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라는게.. 

특히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건 왜 늘 엇갈리기만 하는지..

친구들은 그때 그때 딱 만나고 이별하고 또 만나는데

왜 유독 나에게는 미묘한 틈을 두고 엇갈리는 것인지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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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겨울.. 

그 해에 겨울이 일찍 왔습니다. 눈도 많이 오고..

밤에 눈이라도 내리기 시작하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새벽에 일찍 출근하는 그녀.. 아직 초보운전인데.. 하는 걱정에..

그런 날은 밤새 잠 못이루고 새벽에 그녀의 집 앞으로 갔습니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마른 걸레를 가지고 얼어붙은 그녀의 차 유리창을 닦아내었습니다. 

차가운 손을 호호 불면서도 잠들어 있는 그녀를 상상하며 행복해 했었습니다.

 

'이젠 고백을 해야지' 마음을 먹고.. 디데이를 정하고..  

날마다 그녀와의 추억을 적은 편지를 주며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었었지요. 

 

그리고 그 하루 전 날..

마치 거짓말처럼.. 

혹은 영화처럼... 

입영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군 입대 통지서.." 

 

또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군 입대를 앞두고 고백하는건 '미안한 일' 아닐까?

혹시 군 입대 날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멀어지는건 아닐까? 

지금의 행복한 시간 마저도 끝이 나면 어떻하지? 등등.. 

 

결국 끝내 고백을 하지 못한 채 입대 날이 되었지요. 

 

2월 8일 입대 날... 

친구들과 논산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영등포 역으로 갔을 때 그녀도 그곳으로 왔습니다.

시계를 선물로 주며 몸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던 그녀.. 

친구들은 둘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라며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었고..

저는 그녀와 찍은 사진과 그녀가 준 손목시계를 가지고 군입대를 했습니다.  

 

군생활 내내 그녀와 찍은 사진은 저의 관물대 앞에 붙어 있었습니다. 

밤에 야간 근무를 할 때면 그녀가 사준 손목시계의 불을 켰다가.. 꺼지면 또 켰다가.. 하며 

그녀와의 짧았던 추억들을 떠올렸습니다.  

 

결국..    

 

군대 제대 후.. 

제가 중국으로 1년간 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돌아왔을 땐 그녀가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구요..

그녀가 돌아왔을 때 제가 다시 교환학생으로 중국에 갔습니다. 

제가 또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가 또 다시 호주로 공부를 하러 갔지요..

결국 그녀는 호주에서 만난 외국 유학생과 결혼을 하였구요... 

 

그렇게 첫사랑인지 짝사랑인지 모를 긴긴 시간이 지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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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편 러브액츄얼리를 보면서 

왜 그때 생각이 났는지... 

 

어쨌든 사랑이라는게 참 묘해서 

꽤.. 자주.. 엇갈림 속에서 방황하는 경우를 봅니다. 

그래서 더 애틋하기도 하고.. 그래서 때로는 영화 속 주인공 혹은 노래 속 가사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도 들고요. 

 

물론 지금은 너무 무뎌지고

내 삶이 바빠서 더 이상 사랑에 눈물짓고, 사랑에 가슴앓이 하던 시절은 지났는데..

그래서 그때처럼 사랑 때문에 죽을 것 같이 아프고 힘들지도 않은데..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 시절이 목매이도록 그립습니다. 

 

"나 너 좋아해" 

그 한마디를 못해서 사랑을 놓쳐 버렸던 그 어설펐던 시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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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M cinehub 2016.12.20 20:38
잘 봤습니다.
단편영화속에 또 한편의 단편영화 같습니다. ^^*
월드비둘기님의 후기는 정감이 갑니다.
훈훈하고 따듯한 그 무엇~
2 월드비둘기 2016.12.21 12:38
[@cinehub] 감사합니다. 좋은 단편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
1 불꽃영화 2016.12.20 23:39
연출자 이상호라고 합니다. 영화에 임하는 사람으로서 써주신 글 너무너무 큰 힘이 되겠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작고 큰 단편에서 줄곧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작성자님의 사연과 같은 맥락으로, 그때는 별거 아닌데, 어려서, 순수해서, 진짜 좋아해서
말 못한 아쉽고, 이제는 달콤쌉싸름해진 인물과 사건들이 있습니다.
솔직한 리뷰로 영화하는 본질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작성자님 감사합니다!
2 월드비둘기 2016.12.21 12:40
[@불꽃영화] 이상호 감독님 직접 댓글 달아주시고 감사하네요~ 재밌게 봐서 제가 감사합니다. ^^
1 불꽃영화 2016.12.20 23:40
감사히 윈벤션 씨네허브에서 인기상 주신 영화 <네 개의 톨게이트>도 사랑에 관한 저의 단편이니 관심있으시고 시간있으시다면 감상 추천드립니다
2 월드비둘기 2016.12.21 12:41
[@불꽃영화] 네 개의 톨게이트~ 꼭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