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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잘되길 바라> '편견없이 모두, 잘되기를 바라는 김예리의 모습' - 이훈규감독 인터뷰

박준영 0 622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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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규감독 Filmography

1999년 경희대 영문학과 졸업
2000년 스튜디오 아이스크림 창립
2016년 (주)훈프로 설립 대표PD / 개명 : 이조훈
2000년 <딸기가 조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3회 유니텔창작영상제 은상
2002년 <잘려나간 평화, 데이지커터> 콤필리에이션 다큐멘터리
        제1회 시민방송영상제 대상
2003년 <킬로미터 제로, 2003 칸쿤 WTO 반대투쟁> 다큐멘터리
        제8회 이집트 이스마일리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2004년 <독립영화인 국가보안법철폐 프로젝트-나쁜피> 단편극영화
2005년 <위험한 정사 vol.2004> 장편 다큐멘터리
2007년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2010년 <잘 되길 바라> 단편극영화
2014년 <블랙딜> 장편 다큐멘터리
2017년 <서산개척단> 장편 다큐멘터리

 

 

■ 잘 되길 바라(Comrade),2010

장르 : 드라마

감독/작가 : 이훈규

출연 : 효진(김예리), 연주(임성미), 정은(박미리), 이선생(형영선), 체육선생(이용환), 영어선생(김경만), 교감선생(권병길)

책임 프로듀서 : 최성훈

제작 : 스튜디오 아이스크림

촬영감독 : 홍태화



Q. 감독님께서 STOP Animator을 부터 시작하신걸로 아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 재학 시 영화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디지털영화동아리를 만들어 여러 가지 영화적 실험을 해오던 터에 우연히 아이디어를 떠올려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딸기가 조아>입니다.

 

시장골목을 운전하다 과일 가게 딸기 한 상자를 엎질렀는데 인심 좋은 아저씨에게 싸게 사온 딸기 한 박스를 두고 뭘 할까 고민하다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찍으면 재밌겠다 싶어 연극동아리 후배와 함께 하룻저녁 만에 찍었습니다.

 

물론 편집은 한 달 이상 걸렸어요. 그땐 컴퓨터가 굉장히 느려서 10초 편집해서 렌더링 걸고 결과를 보는 게 반나절은 걸리던 시절이었죠. 우연히 만든 애니메이션을 들고 창작동호회 회원들과 보다가 영상제에 내보라는 권유에 응모했는데 은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영화 만드는데 소질이 있나보다 생각하며 계속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극영화도 재밌지만 다큐멘터리는 시사적인 얘기를 꼭 전달해야 할 신속성이 필요한 얘기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극영화 쪽에 관심을 갖고 장편 상업영화의 기획과 개발 중에 있습니다.

 

 

Q. 영화 <잘되길 바라>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영화는 애초에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의 다큐멘터리 제작 요청에 의해 기획됐습니다. 탈북한 청소년들이 일반학교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어려워, 그 현실을 잘 보여주고 남한 학생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다큐멘터리 제작이 애초의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례 자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선생님들과 미팅도 하면서, 이들의 출신을 밝히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현실을 보여줄 방법으로 다큐멘터리 보다는 극영화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공감하네. 일단 인터뷰한 영상과 극영화를 적절히 편집에 반영한 교육용 영상교재를 한 편 만들어서 한국교육개발원 쪽에 제공했고, 따로 온전히 극영화 자료만 편집한 영화버전을 만든 것이 <잘 되길 바라>입니다.

 

 

Q. 그렇다면 극중 탈북여중생은 기획하면서 실제인물이나 이야기를 참고하신 것인가요? 

말씀 드린 대로 실제 사례 자를 찾아 인터뷰를 하고 그 사실들을 토대로 영화의 이야기를 구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운동장 씬에는 그 실제 사례 자들도 카메오 출연했습니다. 촬영장에서 그 학생들이 대단히 현실적으로 영화가 그려지고 있다며 좋아해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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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속 '지은'이는 친구사이에서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나오지만,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는데 '지은' 이란 인물은 어떤 인물인가요?

실제 사례자로서 지은이는 지적장애가 약간 있었던 친구였습니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친구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지은이에게 측은지심을 느낀 효진이가 많이 도와주려 애썼지만 결국은 지은이가 다 받아들이지 못했고,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헤어질 때 효진이가 지은이에게 '잘 되길 바라'라는 쪽지를 줬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지은이와 효진이가 잘 만나지 못 했는데, 그저 조용히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Q.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 영화는 기획부터 포스트프로덕션까지 약 2달 만에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준비 기간도 짧았고 촬영지 섭외와 교복, 학생들 보조출연 섭외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주연 배우 세 명의 교복을 구하는데도 너무 급하게 일정에 쫓기다보니 이름표도 따로 만들지 못해서, 대본에 있던 주인공의 이름을 교복 이름표에 있는 이름으로 다 바꿔서 촬영했습니다. 그러나보니 배우들이 이미 외운 이름을 자꾸 대사로 내뱉다가 NG가 가장 기억에 남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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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 이유로 화면에 담지 못한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대본도 촬영 전날까지 계속 수정하면서 콘티도 새벽에 그려서 촬영을 진행하느라 많은 그림을 다 찍지 못 했습니다. 특히 운동장에서 애들이 체육수업을 끝내고 뛰어 들어오는 장면은 애초에 비가 약간 쏟아지면서 뛰어 들어오는 설정인데, 날씨가 비도 오지 않았고 따로 인서트 촬영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담아내지 못 해서 편집이 조금 튀는 느낌도 있습니다.

 

5월 중순 초파일이 있었던 3일 연휴 기간 동안 경희고등학교에 교사로 있던 대학 후배의 도움을 얻어 장소를 섭외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헌팅을 가 볼 겨를도 없이 학교 구내식당에서 식사 장면을 찍으려고 했다가, 장소가 맘에 들지 않아 교실에서 배식해 먹는 설정으로 바꿨습니다. 배식업체는 조감독의 지인을 통해 마련했는데 3일째 촬영 날에는 음식이 상해서 거의 먹지는 못하고 먹는 시늉만 했습니다. 다행히 배탈이 나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아 안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짧은 촬영 기간이었지만 많은 일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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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은 인기배우가 된 배우 김예리(현 한예리)를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제작 스태프들 중 반은 충무로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었고, 나머지 반은 한예종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대학 후배 중에 한예종에 다시 들어가 공부하던 조감독이 한예리를 추천했고, 학교 앞에서 직접 만나 시나리오를 건네며 출연을 부탁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 불릴만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알려졌었는데, 워낙 북한 출신 전문 역할이 많았고, 특히 학생역할도 많이 해왔던 터라, 이 작품까지 학생에 북한 출신으로 연기하기 싫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통사정을 해가며 이번 작품만 하시고 고등학생 역할을 졸업하시라고 하며 부탁을 드렸는데, 심사숙고 후 다음날 동참하기로 결정해 주셨습니다.

 

 

Q. 김예리 배우와 함께 촬영하며 연기를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대본을 읽어보더니 아주 좋은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 자가 된 학생들을 직접 만나 점심도 같이 먹으며 그들의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깊은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배우로서 너무 좋은 자세와 자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본을 일부 고치는데 의견을 내주셔서 그에 맞게 바꿔서 함께 촬영했는데 워낙 연기력이 뛰어나서 거의 NG없이 촬영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연기 구리선도 미리 생각해두고 오셔서 리허설을 겸한 풀샷 촬영을 하면서 촬영 일정을 소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면서 현장을 리드했습니다. 물론 다른 배우들이나 실제 고등학생 보조출연자들에게도 잘 대해주어서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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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를 통해 감독님께서 말씀하시고 싶은 의미는 무엇일까요?

효진이 담임 선생님의 대사에 주제가 다 들어있는 셈인데요. 태어날 때 규정된 정체성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 같은 인식은 편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또한 탈북한 학생들이 남한에서 적응하는 과정은 바로 이런 편협한 선입견으로 인해 너무나 어려운 과정이 돼가고 있는데, 남북한 학생들 모두가 편협함이 없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상생의 소통을 하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모두가 잘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Q. 차기작에 대한 소식을 조만간 들을 수 있을까요?

한 젊은 작가의 단편소설을 기초로 미스터리스릴러 장르 극영화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일단은 판권 계약을 할 예정이고 이후 시나리오를 개발해서 캐스팅을 해야 하는데, 저는 여기서 공동제작자로서 참여합니다. 일단 상업영화를 직접 제작하면서 전체 현장의 돌아가는 과정을 꼼꼼히 배워볼 예정입니다. 이후 제가 따로 개발 중인 시나리오를 통해 감독으로서 도전할 생각입니다.

 

 

Q. 온라인 단편 상영관 '씨네허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단편영화를 발굴해서 대중들과 만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으로써 씨네허브는 그 이름에 걸맞은 좋은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은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써 더 활약하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영화인으로서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영화는 재미와 감동, 교훈을 주는 이야기 매체로써 늘 작업에 임할 때 설레임을 주는 예술 형태인 것 같습니다. 이 매체를 다루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 즐겁네요. 앞으로도 많은 좋은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사회적 산업적 기반이 잘 마련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영화인으로서 제도적 발전을 위한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모두모두 잘 되길 바라!

 

인터뷰진행 - 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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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에디터, 모더레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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